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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SAF 투자 '삼박자' 맞춰졌다···정유업계 'SAF 전용설비' 첫삽 뜨나

유환 기자 2024-07-26 17:19:52

투자공제 증가분 공제율 10%로 인상

SAF 저울질하던 정유업계에 유리

법적·사업적 조건도 투자 필요성 늘려

충남 대산 HD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사진=HD현대오일뱅크]
[이코노믹데일리] 바이오 항공유(SAF)에 투자할 정책적·법적·사업적 조건이 맞춰지며 정유업계가 SAF 전용 설비 건설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25일 '2024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통합투자세액공제(투자공제) 제도를 3년 연장하고 증가분 공제율 10%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투자공제는 직전 3년 평균 투자액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 법인세 등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SAF는 바이오매스(동·식물성 유기물)로 만든 항공유를 말하는데, 올해 신성장·원천기술로 분류돼 초과금에 대해 3% 세액 공제 혜택을 받고 있다.

가령 직전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한 기업이 내년 SAF 설비에 150억원을 투자한다면 투자공제 증가분은 50억원이다. 100억원에 대해선 신성장·원천기술 기본 공제 3%에 해당하는 3억원을 받고, 늘어난 50억원에 대해선 투자공제 증가분 공제율 10%를 적용해 5억원을 받을 수 있다. 총 8억원의 법인세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법인세 감면 혜택도 커지는 구조인 만큼 SAF 설비 투자를 저울질하던 정유업계의 고민도 이번 세제개편과 함께 해소될 전망이다. SAF는 유럽연합(EU)과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서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어 성장성이 높은 제품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SAF 시장이 지난해 11억 달러(약 1조5000억원)에서 2030년 168억 달러(약 23조3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해 그동안 SAF 전용 설비 신설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지난 2022년 GS칼텍스가 전남 여수에 신설한 석유화학(석화) 공장의 경우 총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지었다. 이번 세재개편으로 법인세 공제가 늘어나며 투자 논의도 본격화될 걸로 보인다.

올해 초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법)'이 개정되며 SAF를 제조하기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개정 전 석유법에선 정유사가 원유 이외의 원료를 정제하지 못하게 막았지만, 법 개정으로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이용하는 게 가능해졌다. 석유법 개정안은 다음 달 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석유제품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도 신규 투자로 이끌고 있다. 정유사의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은 2분기 평균 배럴 당 4.8달러로 1분기 10달러에 비해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정제마진은 원유와 석유제품 차액을 의미하는 데 중국·인도가 공급 물량을 늘리며 정제마진 하락을 이끌었다. 때문에 정유업계에서 성장성이 높은 SAF에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세제개편의 전체적인 내용이 새로운 투자를 하는 곳에 더 많은 혜택을 준다는 얘기다"며 "기업들 입장에선 신규 투자 시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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