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 상근부회장들은 이날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만나 노조법 개정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부회장들은 민주당이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을 당론으로 정한 것에 일제히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법 2·3조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쟁의행위의 범위를 규정하고 노조의 파업으로 발생한 회사 측 손실에 대해 사용자가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원칙적으로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같은 당 소속 김주영 의원이 발의했다. 개정안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사용자에 포함시켰다.
쉽게 말해 하청업체 노조가 원청 사업주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원청 사업주는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해 응해야 한다. 원청업체가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노조법 개정안에는 "근로자가 아닌 사람이 가입한 노조는 노조법상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을 삭제하는 안도 담겼다. 삭제 대상 조항은 근로자가 아닌 사람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해직 교사를 조합원으로 두자 고용노동부가 이를 근거로 '노조 아님(법외 노조)' 통보를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2021년 노조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교조에 한 법외 노조 통보를 취소했다.
전교조 법외 노조 문제와는 별개로 노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행 노조법에서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 프리랜서나 플랫폼 사업 종사자도 노조를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경제 6단체 부회장들은 "개정안과 같이 사용자 범위를 부문별하게 확대해 원청 기업을 상대로 하청 노조가 끊임없이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쟁의행위를 벌인다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는 붕괴되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 6단체는 노조법 개정안의 손해배상 청구 제한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개정안은 관련 조항을 한층 명확히 한 것으로 사용자의 불법 행위에 대응해 노조가 이익을 지키고자 사용자에 손해를 끼친 경우 배상 책임이 없도록 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현재 불법 쟁의행위를 둘러싼 손해배상 문제의 절대 다수가 폭력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장 점거 관행에서 비롯하고 있다"면서 "개정안은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봉쇄해 극단적인 불법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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