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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임효진의 철두철미] 바다 위 조선소 '플로팅 도크'…돌아온 '슈퍼사이클'에 재조명

임효진 기자 2024-06-29 07:00:00

바다 위에서 선박 건조하는 조선소 '플로팅 도크'

육상 도크 부족에 대우조선해양이 최초 도입

초호황기 맞은 삼성중공업·한화오션 활용도↑

2013년 경남 창원의 STX조선해양(현 케이조선) '플로팅 도크'에서 러시아 소브콤플로트사의 극지운항용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진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조선소 관련 기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는 ‘도크’다. 20년 만에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돌아오면서 ‘도크가 꽉 찼다’는 표현을 흔히 볼 수 있다. 도크란 배를 건조·수리하기 위한 설비를 말한다.

배를 만드는 작업이 도크에서 이뤄지는 만큼 조선소의 핵심 설비다. 크게 ‘드라이 도크’와 ‘플로팅 도크’로 나뉜다. 드라이 도크는 바다와 맞닿은 육지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작업장이다. 반면 플로팅 도크는 바다 위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설비 혹은 선박이다. 선박이 완성되면 플로팅 도크 탱크 내부에 해수를 주입해 도크를 가라앉히는 식으로 선박을 바다에 띄운다.

국내 조선사 중에는 삼성중공업이  플로팅 도크 4기, 한화오션이 3기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HD현대는 플로팅 도크를 갖고 있지 않다. 이유는 이미 광활한 야드(조선소 내 작업 공간)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 최초로 플로팅 도크를 선박 건조에 사용한 이유를 알려면 약 20여년 전 초호황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0년대 초반 선박 주문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국내 조선사들은 도크 부족 문제에 봉착했다. 이때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고안한 해결 방안이 플로팅 도크다.

흥미로운 점은 대우조선해양이 1984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플로팅 도크 1기는 애초의 목적이 전혀 달랐다는 점이다. 1980년대 조선업 불황기에 새로운 선박 발주가 줄자 수리선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플로팅 도크를 도입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불황기에 샀던 플로팅 도크의 새로운 사용처를 호황기에 발견한 셈이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이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위주로 선별 수주하는 가운데 플로팅 도크는 새로운 용도로 다시금 활용되고 있다. 대형 선박에 사용하는 2000~3000t 규모의 ‘슈퍼 블록’ 건조에 사용되고 있다. 생산성을 향상하고 건조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땅덩이가 좁은 한반도에서 토지 점유 공간이 큰 드라이 도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플로팅 도크는 국내 조선사들의 생산성 향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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