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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물 들어올 때 노 젓자"…'HBM'이 이끈 호실적, 하반기도 난다

고은서 기자 2024-05-07 06:00:00

삼성·SK, HBM 등에 업고 깜짝 실적

2029년 예상 시장 규모 무려 50조원

HBM3E 본격 양산되는 2·3분기 주목

SK하이닉스의 HBM3E(왼쪽)와 삼성전자의 HBM3E[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인공지능(AI)용 고부가가치 제품 덕에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거두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호실적을 견인한 건 다름 아닌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업계는 2분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HBM 시장은 '장밋빛'일 것으로 보고 두 회사의 실적에 6일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2조8800억원을 거두며 업황 회복을 증명했다. 두 회사 모두 컨퍼런스콜에서 차세대 반도체로 꼽히는 HBM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이다. 한번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유리해 AI 시장에서 차세대 제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현재 1세대(HBM), 2세대(HBM2), 3세대(HBM2E), 4세대(HBM3)와 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 D램이 단독 주택이라면 HBM은 아파트"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은 올해 HBM 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150% 성장한 141억 달러(약 19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약 40% 오른 199억 달러(약 27조원), 5년 후인 2029년에는 37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시장 주도권은 SK하이닉스가 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가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시장에서 점유율 73%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2%, 마이크론이 5% 순으로 뒤를 잇는다.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90%를 넘기겠다고 자신한 상태다.

2분기부터는 기술 경쟁이 더 치열해질 모양새다.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지난달부터 HBM3E 8단 양산에 들어가면서 SK하이닉스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제품은 현재 샘플 공급 중으로 2분기 중 양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3분기에 12단 제품을, 내년에 HBM4(6세대) 제품을 내놓겠다고 응수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생성형 AI용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HBM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각사의 HBM 출하량이나 매출은 모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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