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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석유화학 해외 사업장 여전히 多···헐값에 매각할 수도

유환 기자 2024-03-26 06:00:00

LG화학 해외 사업장 39개에 달해

해외법인 헐값 매각 현실화

매물 몰리면 출혈경쟁 위험

LG화학 전남 여수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이코노믹데일리] 석유화학업계가 여전히 해외에 다수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사업 탈출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헐값에 매각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석화 업체 중 사업장 수가 가장 많은 건 LG화학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외에 85개  사업장을 가지고 있다. 그중 LG에너지솔루션 소속 법인을 제외한 해외 사업장은 총 39개로 중국에만 14곳이 있다.

중국 사업장에는 단순 판매 법인뿐만 아니라 제조 설비도 포함돼 있다. 중국 톈진, 닝보, 광저우, 우시 사업장 등에서 기초·첨단 소재 제품을 제조한다. 액정 디스플레이(LCD) 사업 철수를 결정하며 지난해 중국 내 편광판 사업장을 매각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업장이 남아있는 상태다.

그 다음은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의 국내외 사업장 총 35개 중 해외 사업장은 15개다. 중국 내 사업장은 4개가 있다. 그외 금호석유화학은 중국 내 합작법인이 2곳 있고 한화솔루션 화학 부문은 해외에 판매 법인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해외 법인의 헐값 매각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약 1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했던 말레이시아 LC 타이탄의 시가총액이 절반 수준인 74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1900억원가량에 매각을 시도했던 파키스탄 법인은 시간을 1년이나 끌며 매각에 실패했다. 매각을 재시도할 경우 금액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경우에도 지난해 편광판 사업을 약 1조1000억원에 매각한 이후 현재까지 만족스러운 매각 소식을 전하고 못하고 있다. 또 2021년 증설을 결정했던 여수 NCC 2공장은 불과 3년 만에 매각 위기를 겪고 있어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동률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쉬운 상황이다. LG화학의 첨단소재 설비 가동률은 2021년 82.5%였으나 지난해 53.3%까지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의 LC타이탄 폴리프로필렌(PP) 설비 가동률은 같은 시기 84%에서 66.3%로 급감했다.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해를 보니 사실상 정지한 상태란 소리다.

어려운 시장 상황 속 매물이 몰리는 위협 요인도 있다. 일례로 쿠웨이트 국영 석유공사의 경우 여수 NCC 2공장과 LC타이탄 지분 매입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지역과 품목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협상 과정에서 출혈 경쟁으로 가격을 낮춰야 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선 석유화학 불황이 더 이상 단순한 불경기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에는 수요가 있고 중동에는 원재료가 있지만 한국은 여러모로 부족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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