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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간편결제 시장 급성장…"주도권 뺏길라" 카드사 '속앓이'

지다혜 기자 2024-03-05 06:00:00

실적 악화에 투자비용·추가 전산작업 '난항'

삼성페이, 간편결제 선점…가맹점 수 확대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데일리] 급성장하는 간편결제업에 맞선 전통 카드사들이 '모바일 결제 공통 규격'을 내세웠지만 밥그릇 지키기에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마다 해당 규격을 개발하는 과정이 상이해 비용 부담을 호소하며 서비스 출시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주요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NH농협)는 4일 현재 여신금융협회, 부가가치통신사업자(VAN)사, 간편결제 사와 함께 작년 5월부터 QR코드 공동 결제망 구축을 진행 중이다.

기존에는 카드사마다 QR 규격이 제각각이라 소비자가 사용하는 카드와 규격이 같은 결제 기기가 없는 가맹점에서는 QR 결제가 불가능했다.

특히 소비자가 사용하는 카드가 어느 가맹점에서 적용되는지도 알 수 없어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방식을 이용해 결제 가능 매장 범위에 제약이 거의 없는 삼성페이나 애플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에 입지가 밀렸다.

이에 카드사들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통 QR 규격 개발에 나선 것이다. 오프라인에서도 모든 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공통 규격을 적용하면 카드사의 페이 서비스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사의 간편결제 비중이 커지면서 카드사들도 결제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며 "QR 규격이 통일되면 가맹점에서 모든 카드사의 간편결제 앱을 이용해 결제하기가 더 쉬워져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 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 출시를 목표로 공통 규격을 국제 규격인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 QR'로 정했지만 아직도 시행 날짜 확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규격을 각 사 자체 시스템에 적용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들고, 결제 오류 문제 등 추가 전산 작업이 필요해지면서다.

카드사들은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 비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대체로 전년보다 감소했고, 올해도 조달 비용과 연체율 상승 등으로 실적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프라인 가맹점 중심으로 키오스크 도입이 확산하면서 간편결제 수단도 확대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단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간편결제 4개 사(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NHN페이코)의 누적 합산 결제액은 147조78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31조945억원)보다 16조6947억원 늘어난 수치다.

그중 삼성페이의 결제액은 73조179억원으로 전체 금액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도 지난해 3월부터 삼성페이와 연동하면서 결제액이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층 위주로 간편결제가 확대되면서 결제액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간편결제 사들이 가맹점 수를 늘리는 추세인 만큼 결제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상반기 일평균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금액은 8450억원으로 2021년 상반기(5590억원)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이용 건수도 1821만 건에서 2628만 건으로 44%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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