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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단독] "전기차 충전했더니 한 달 뒤 재결제?"…카카오모빌리티 "통신 문제" 일축

고은서 기자·유환 수습기자 2024-02-27 06:00:00

지난해 결제 건, 1월부터 취소·재결제 진행

카카오 측 오류 원인으로 "통신 불량" 답변

통신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미지수

전문가들 "한두 달 뒤 금액 추가될 일 없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 환경부 공공급속충전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관련 인터넷사이트(티맵·카카오내비 선택)를 거쳐 충전 요금이 자동으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사진=고은서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11~12월 일부 전기차 충전기에서 발생한 비정상 결제 건에 대해 지난 1월부터 취소 및 재결제를 진행, 이용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에 대해 "충전 기기 특성상 발생하는 근본적인 통신 오류"라고 일축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통신 문제로 한 두 달 지나서 높은 금액으로 재결제될 일이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본지 취재 결과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연동 전기차 충전기에서 발생한 비정상 결제 건에 대해 "원인은 일시적인 통신 오류"라면서도 "앞으로도 사후청구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1~12월 발생한 비정상 결제 건에 대해서 지난달 사후청구를 도입했다. 사후청구는 기결제된 금액을 취소하고 재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재결제할 때 추가로 붙는 금액은 실제 충전량 대비 낮게 결제됐거나 결제되지 않은 차액이다.

이용객들에게 사전 공지는 됐지만 여전히 시장 반응은 심상치 않다. 카카오모빌리티 이용객 A씨는 "11월 12월에 이미 결제한 금액을 한 두 달 지나서 더 높은 금액으로 재결제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추가 결제되는 금액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설명이 없어 답답하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전기차 충전 서비스' 카카오톡 알림톡을 통해 결제 예정 금액과 세부 내용에 대해 사전 안내 후 충전 시 선택한 결제수단으로 재결제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1월 2일 카카오네비 앱을 통해 '일부 충전 건 결제 오류로 인한 처리 방안 안내'를 공지했다. [사진=카카오네비 앱 캡처]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비정상 결제 현상에 대해 "충전기 특성상 LTE 등 통신 수단과 지하주차장, 음영 지역 같은 설치 위치로 인해 근본적인 통신 오류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충전설비와 관제시스템 간 통신이 두절되거나 정보 전송에 딜레이가 생기는 경우는 굉장히 흔하다"고 전했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전 공지에서도 '일시적인 통신 오류'라고 언급했다. 

이용객은 환경부 등과 연동을 맺은 전기차 충전기에 부착된 고정형 QR코드를 스캔하면 별도 카드 없이 카카오모빌리티 앱(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전기차 충전기가 지하 등 음영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통신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사후청구 방식에 대한 대책을 묻자,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취재진에게 "근본적인, 기술적 통신 문제로 발생하는 부분이고 저희는 실시간 결제를 진행하고 있다 보니까 보완해서 사후청구를 새로 도입한 것"이라며 "비정상 결제 건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기 때문에 향후에도 (사후청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즉 근본적인 통신 문제를 당장은 해결할 방법이 없어 보완적으로 사후청구 방식을 채택했다는 이야기다. 회사 측은 통신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충전기 업체와 지속 소통하며 시스템 개선 고도화를 요청 중이라는 의견을 표명했지만 결제 금액 취소·재결제는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지하라고 통신이 안 터져 금액을 더 받는 논리면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은 어떻게 사용하냐"며 "이용객에게 혼란 주고 통신 탓으로 돌리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향후에도 사후청구 방식이 적용된다면 일시적인 통신 오류가 아니지 않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도 전기차 충전 요금 취소·재결제의 원인이 '통신'이라는 입장에 대해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부 충전소에서 통신 때문에 취소·재결제되는 문제가 있다면 그 충전기는 무용지물, 충전을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문제가 있다면 해결을 우선 해야지 사후청구 방식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상식적으로 통신 환경 문제였으면 결제가 딜레이가 되거나 결제 자체가 되지 않아야 하지 않냐"며 "몇 시간 또는 며칠 뒤에 재청구되는 게 아니라 한참 뒤인 1월에 재결제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충전기 기계 안에 데이터가 남아있기 때문에 통신 불량이 나면 다시 통신이 연결될 때 처리가 되지, 한 달 후에 금액을 재청구하는 것은 말이 안 맞다"며 "전기차 충전기 통신 문제가 흔하게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문제가 없도록 플랫폼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진 자동차환경협회 팀장도 "충전할 때 실시간 결제로 진행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산 결제했던 부분을 취소하고 다시 결제될 일은 없다"며 "만약에 통신이 안 됐다고 하면 애초에 결제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대외적으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서 최고 수위 제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렸다. 세부적으론 류긍선 대표이사와 이창민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해 △해임 권고 △직무 정지 6개월 권고 △검찰 고발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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