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지난 18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해 "가능한 한 빠르게 내년 상반기 중 회복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수요 회복이 보이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모리 쪽으로 보면 D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 쪽은 아직 거의 잠자는 수준"이라며 "로직 반도체 쪽에서도 여러 챌린지들이 계속 있는데 거기도 그렇게 썩 좋은 형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동안 누적 10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며 3분기에는 D램 부문이 흑자 전환한 바 있다. 다만 낸드는 여전한 수요 부진으로 공급업체 간 경쟁이 심해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하반기쯤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중국 경기의 회복 속도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재 전망으로 보면 중국 경기가 단시간에 회복될 거라고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래도 우리가 많이 의존하는 자동차나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다행"이라며 "전체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방향으로 보고는 있지만, 워낙 진폭이 큰 변수가 많아 섣부른 추정을 해서 얼마만큼 회복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술 경쟁과 지역 정책 때문에 여러 투자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솔직히 경기가 다 회복돼도 저만큼 돌아갈까 하는 걱정도 약간 든다"며 "자칫 과잉 투자 때문에 어려워질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최 회장은 올 연말 그룹 인사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SK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의장으로 선임한 데 대해서는 "충분히 할 만한 커리어"라며 혈연관계 때문에 의장에 앉힌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수펙스 의장은 저 혼자 결정해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 회사에서 추대 형식으로 이뤄진다"며 "다만 하필 왜 저와 혈연 관계에 있는 사람이냐는 생각들이 있는데 혈연 관계만 보고 해석하려고 하니 (이해가)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최창원)의 프로페셔널 커리어와 이야기를 해봤을 때, 나이나 위치로 보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그 일을 맡은 것이고, 앞으로 잘하나 못하나를 보면 될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4'는 다음달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 온'(ALL ON)을 주제로 열린다. 7개 계열사가 공동 참가하는 SK는 테마파크 콘셉트의 전시관을 통해 '넷 제로'(Net Zero)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최 회장은 'CES 2024' 참석에 대해서는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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