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수만점의 고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다보성갤러리가 무료 관람 기획전 ‘한·중 문화유산의 만남’과 함께 제2회 중국 문화유산 온라인 국제 경매를 개최한다.
다보성갤러리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진귀한 우리 고미술품을 비롯해 중국의 고미술품이 전체 소장품의 절반을 넘길 정도로 매우 많은 한·중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급 작품들도 상당수 소장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다보성갤러리(이하 다보성) 2층 전시관에서 중국의 저명한 감정가 3인이 다보성에서 소장 중인 중국유물 감정을 진행해 한국 고미술계에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날 현장에는 우샤오화(吴少华) 중국소장가협회 고문, 션지아신(宣家鑫) 상하이 서예가협회 부주석, 천커타오(陈克涛) 중국 상하이시 소장협회 상무 부회장이 다보성 소장 작품들 중 문화적, 예술적,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주요 작품들을 살펴보며 감정을 진행했다.
이들은 3일간 살펴본 다보성의 주요 전시작품들과 수장고에 보관된 수만 점의 작품들을 높이 평가하며, 양과 질에서 압도적인 소장품의 면면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상하이시 소장협회 창립회장인 우샤오화 중국소장가협회 고문은 “다보성에서 한국과 중국의 문화와 역사적 유대 관계를 볼 수 있었다. 중국의 문화 예술품과 함께 다보성에 전시된 한국의 도자기나 금속활자 등 한국 문화 예술품을 보면서 두 나라는 오랜 역사 동안 많은 공통점과 역사적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감정은 우리에게 소중한 학습 기회였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션지아신 상하이 서예가협회 부주석은 “다보성 김종춘 회장이 소장한 예술 작품은 ‘감동’과 ‘충격’이라는 두 가지 단어로 잘 설명될 수 있다”면서 “수만 점의 소장품 중에는 중국의 고미술품과 저명한 문인들의 작품들도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명나라 때의 화가, 서예가 겸 시인 문징명(文徵明·1470~1559)의 서첩은 명나라 말기 대표적인 서화가인 동기창(董其昌 1555~1636)의 낙관이 남아있고, 후대 문인 금농(金农 1687~1764), 왕원기(王原祁 1642~1715), 달중광(笪重光 1623~1692)의 글씨와 낙관도 함께 남아 있어 그만큼 진귀한 유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문화와 중국 문화는 비슷한 점이 많은데 특히 도자기와 서화 분야에서 매우 깊은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감정을 진행한 작품들 중 이번 경매에 출품 되는 주요작품 몇 점을 미리 만나본다.
◆'금련천막부'관 청화백자유금 인물문화구병 (‘金莲川幕府’款青花白瓷鎏金人物纹兽耳花口瓶)
구연부가 꽃처럼 벌어져 있고 목이 가늘며 어깨에 짐승 머리 모양의 두 귀가 달린 화구병이다. 몸체에는 파초와 모란이 있는 정원에 인물이 청화로 그려져 있고, 배경은 금으로 칠해져 있다. 굽 바닥에 쓰여진 '막부금련천'을 통해 13세기 중반 원활한 중국 통치를 위하여 설치한 원의 금련천을 위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금문사족사이도철문고족반(靑銅金文盤, 该青铜金文盘记录了 祈愿下雨的内容)
서주시대(BC 1046년~BC 771년)에 비가 내리기를 염원하는 내용을 기록한 청동 금문 반(盘)이다. 반은 왕실의 제사용 용기이며, 금문(金文)은 청동기의 표면에 주각(鑄刻)한 글씨를 의미한다.
이 청동 반(盘)은 구연부가 넓고 몸통의 가운데가 오목 들어간 형태로, 바깥쪽에 두 개의 ㄷ자 모양 손잡이와 두 개의 원형 고리가 네 방향으로 붙어 있다. 네 개의 다리가 바깥쪽으로 벌어진 형태로 반을 떠받치고 있으며, 몸통의 안팎으로 여러 길상무늬가 빼곡히 양각돼 있다.
안쪽 바닥과 바깥쪽 바닥에는 모두 311자의 명문이 있는데, 그 내용은 주나라 때 천자가 감로수를 왕에게 하사하고 왕이 굿을 하며 기우제를 지낸 이야기다. 대체로 청동기에는 특정 사건이나 사실이 금문(金文)으로 남겨졌으며, 이 청동반 역시 당시의 문화를 금문으로 보여주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건륭어제'관 법랑채 화조문봉퇴병 (‘乾隆御制’款 珐琅彩花鸟纹棒槌瓶)
청나라 건륭제(1736~1795) 때 만든 법랑채 봉퇴병이다. 봉퇴병(棒槌)은 거꾸로 뒤집으면 빨랫방망이를 닮은 도자기를 의미한다. 입술이 바깥쪽으로 벌어진 구연부와 안쪽으로 약간 들어가 직선을 이룬 목, 사선으로 벌어진 어깨부터 굽의 윗부분까지 수직으로 뻗은 기면에는 추상적인 기하학적 무늬에 활짝 핀 꽃과 꽃 주변에 있는 새와 학들이 분채로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안에는 실제 술이 들어가 있으며, 굽 바닥에는 '건륭어제'라는 관지가 쓰여 있다
◆제백석화첩·인장·여의장신구 (齐白石画册·印章·如意装身具)
중국의 대표적인 근현대 미술가로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제백석(齊白石, 1863~1957)의 목공예부터 서화까지 일대기를 집대성한 유물이다.
제백석은 15세 때부터 제선우(齊仙佑) 등에게 목공 기술을 배워 목조각가로 활동했으며 특히 꽃을 조각하는 공예가로도 유명했다. 25세 때 소전흠(蕭傳鑫)과 문소가(文少可)에게 초상화를, 1889년에 호자탁(胡自倬)과 진작훈(陳作壎)에게 초충도와 시문을 각각 배워 그림과 시, 전각에 두루 뛰어난 예술가가 됐다.
이 화첩은 자유분방한 필획으로 강한 색채 대비와 대담한 구도를 이용해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채소, 꽃, 새우, 게, 병아리, 쥐 등의 친숙한 사물을 그린 수묵담채화 23점으로 구성돼 있다. 화폭의 여백에 쓰인 제백석의 글씨는 만년의 추사(秋史)와 마찬가지로 속기(俗氣)가 전혀 없고 고졸미(古拙美)가 넘치는 품격을 보여준다.
또한 화첩과 함께 제백석의 뛰어난 목공예술을 보여주는 인장과 시전판(詩箋板), 옥(玉)장신구를 통해 제백석의 삶과 예술을 확인할 수 있다. 인장은 손잡이가 달린 주전자 모양이고, 시전판은 ‘ㄷ’자 모양의 목판에 아름다운 무늬를 새긴 판화이며, 옥 장신구는 ‘모든 것이 뜻과 같이 된다'는 뜻을 가진 ‘여의(如意)’ 글자를 각각 양각한 두 개의 원판이다. 이 가운데 시전판으로 찍어낸 아름다운 문양의 시전지는 '화전지'(花箋紙)로도 불리는데, 선비들이 종이에 찍어 편지나 시를 쓸 때 사용한 종이로서 옛날 선비들이 애용했다. 이들 유물에는 ‘중국의 피카소’ 제백석의 높은 공예와 서화 예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화백자 귀곡자하산문지통 (青花白瓷鬼谷子下山纹卷缸)
중국의 대표 도자 생산지인 경덕진에서 제작한 원통형 지통이다. 바깥쪽에 전국시대의 초나라(BC 11세기~BC 223년) 사상가인 귀곡자가 포로로 잡혀간 백성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산에서 호랑이와 표범이 끄는 수레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이 청화 안료로 그려져 있으며 다른 쪽에는 말을 타고 달리는 장수와 긴 창을 어깨에 메고 걸어가는 병사가 그려져 있다.
지난 6월 감정에서 감정가들은 이 작품에 대해 이 작품과 유사한 ‘귀곡자 하산(鬼谷子下山)’과 ‘소하월하추한신(蕭何月下追韓信)’의 두 이야기가 합쳐져 한 이야기로 그려진 지통은 한화 414억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건륭어람지보'관 청화백자 연지홍채용문관 (‘乾隆御览之宝’款青花白瓷胭脂红彩龙纹罐)
동체 전면에 청화로 보상화(寶相華)와 넝쿨문양을 생동감 있게 배치했으며, 백색 기면에 용무늬를 양각하고 붉게 채색한 항아리다. 밖으로 살짝 벌어진 구연부와 짧은 목, 넓은 어깨, 풍만한 몸체와 둥근 굽을 가지고 있다. 용의 다리에는 다섯 개의 발가락이 있는데 이는 황제를 상징한다. 어깨에는 양각으로 '건륭어람지보(乾隆御览之宝)' 라는 관지가 새겨졌으며, 굽 바닥에는 '대청건륭년제' 라는 관지가 양각돼 있다.
◆문징명 산수도 (文徵明 山水图) 靑綠山水
명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화가 문징명(文徵明, 1470~1559)이 1525년에 그린 산수화다. 문징명은 화가이자 서예가, 문학가이며 소주부(蘇州府) 장주현(長州縣) 지금의 소주시(蘇州市)에서 태어났다. 이 산수화는 문징명이 55세때 한림대조(翰林待詔)로 근무하면서 그린 것으로 본인의 고향 산천 실경을 청록산수로 생생하게 묘사해 그려낸 걸작이다.
그림의 왼쪽 끝 상단에는 명(明) 가정(嘉靖, 명나라 11대 황제) 4년(1525) 가을에 그렸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호와 이름이 쓰여있고 문징명인(文徵明印)이란 낙관이 찍혀있어 제작연대와 작가를 알 수 있다.
현재 다보성 갤러리에 소장돼 있는 이 문징명의 산수도는 그림의 가로 길이가 무려 903cm 로 그 길이가 압도적으로 길 뿐만 아니라, 그림의 왼쪽 끝에 명나라 말기 대표적인 서화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인 동기창(董其昌, 1555~1636)이 소장했음을 알수 있는 동기창의 낙관이 남아있고, 후대 문인들 금농(金农 1687~1764), 왕원기(王原祁 1642~1715), 달중광(笪重光 1623~1692)의 글씨와 낙관도 그림과 함께 남아있어 그만큼 귀한 유물로 판단된다.
이외에도 문징명과 함께 당시 서단에서 오문사재자(吳門四才子)라고 불렸던 명나라 서정경(徐祯卿)의 쌍학조양도(双鹤朝阳图) 등 수많은 작품들이 감정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중 문화유산의 만남’ 기획전 및 제2회 중국 문화유산 온라인 국제 경매 진행
다보성갤러리는 11월 23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다보성갤러리 1, 2, 4층 전시관에서 ‘한·중 문화유산의 만남’ 기획전을 개최한다. 갤러리 1층 전시관은 한국 문화유산이, 2층 전시관은 중국 문화유산이 전시되며, 4층 전시관은 중국 문화유산 온라인 경매 작품 47점의 프리뷰가 진행된다. 관람시간은 월~금요일 10~18시, 토요일 10시~16시이며 일요일은 휴관한다.
더불어 제2회 중국 문화유산 온라인 국제 경매를 실시한다. 중국 문화유산 온라인 특별 경매 는 11월 23일 오전 11시부터 11월 30일 오후 4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프리뷰는 11월 23일부터 11월 30일까지 다보성갤러리 4층에서 진행된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전시와 경매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양국의 문화유산을 교류하고 양국 국민의 문화 이해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며 “한국과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전시장 및 온라인에서 감상하고 소장의 기회가 주어지는 한·중문화유산의 만남 기획 전시 및 경매가 많은 분에게 알려지고, 문화 애호가는 물론 일반 대중이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보성갤러리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진귀한 우리 고미술품을 비롯해 중국의 고미술품이 전체 소장품의 절반을 넘길 정도로 매우 많은 한·중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급 작품들도 상당수 소장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다보성갤러리(이하 다보성) 2층 전시관에서 중국의 저명한 감정가 3인이 다보성에서 소장 중인 중국유물 감정을 진행해 한국 고미술계에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날 현장에는 우샤오화(吴少华) 중국소장가협회 고문, 션지아신(宣家鑫) 상하이 서예가협회 부주석, 천커타오(陈克涛) 중국 상하이시 소장협회 상무 부회장이 다보성 소장 작품들 중 문화적, 예술적,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주요 작품들을 살펴보며 감정을 진행했다.
이들은 3일간 살펴본 다보성의 주요 전시작품들과 수장고에 보관된 수만 점의 작품들을 높이 평가하며, 양과 질에서 압도적인 소장품의 면면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감정·경매전문가인 천커타오 중국 상하이시 소장협회 상무 부회장은 “원(元)·명(明)·청(淸)대의 다양한 고미술품들이 상당 수 포함된 소장품들은 중국 박물관에서도 본 적이 없는 매우 광범위하고 종류도 다양해 가히 상상 그 이상이었고, 우리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일부 작품들은 검증을 완료하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상당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상하이시 소장협회 창립회장인 우샤오화 중국소장가협회 고문은 “다보성에서 한국과 중국의 문화와 역사적 유대 관계를 볼 수 있었다. 중국의 문화 예술품과 함께 다보성에 전시된 한국의 도자기나 금속활자 등 한국 문화 예술품을 보면서 두 나라는 오랜 역사 동안 많은 공통점과 역사적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감정은 우리에게 소중한 학습 기회였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션지아신 상하이 서예가협회 부주석은 “다보성 김종춘 회장이 소장한 예술 작품은 ‘감동’과 ‘충격’이라는 두 가지 단어로 잘 설명될 수 있다”면서 “수만 점의 소장품 중에는 중국의 고미술품과 저명한 문인들의 작품들도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명나라 때의 화가, 서예가 겸 시인 문징명(文徵明·1470~1559)의 서첩은 명나라 말기 대표적인 서화가인 동기창(董其昌 1555~1636)의 낙관이 남아있고, 후대 문인 금농(金农 1687~1764), 왕원기(王原祁 1642~1715), 달중광(笪重光 1623~1692)의 글씨와 낙관도 함께 남아 있어 그만큼 진귀한 유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문화와 중국 문화는 비슷한 점이 많은데 특히 도자기와 서화 분야에서 매우 깊은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감정을 진행한 작품들 중 이번 경매에 출품 되는 주요작품 몇 점을 미리 만나본다.
구연부가 꽃처럼 벌어져 있고 목이 가늘며 어깨에 짐승 머리 모양의 두 귀가 달린 화구병이다. 몸체에는 파초와 모란이 있는 정원에 인물이 청화로 그려져 있고, 배경은 금으로 칠해져 있다. 굽 바닥에 쓰여진 '막부금련천'을 통해 13세기 중반 원활한 중국 통치를 위하여 설치한 원의 금련천을 위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금문사족사이도철문고족반(靑銅金文盤, 该青铜金文盘记录了 祈愿下雨的内容)
서주시대(BC 1046년~BC 771년)에 비가 내리기를 염원하는 내용을 기록한 청동 금문 반(盘)이다. 반은 왕실의 제사용 용기이며, 금문(金文)은 청동기의 표면에 주각(鑄刻)한 글씨를 의미한다.
이 청동 반(盘)은 구연부가 넓고 몸통의 가운데가 오목 들어간 형태로, 바깥쪽에 두 개의 ㄷ자 모양 손잡이와 두 개의 원형 고리가 네 방향으로 붙어 있다. 네 개의 다리가 바깥쪽으로 벌어진 형태로 반을 떠받치고 있으며, 몸통의 안팎으로 여러 길상무늬가 빼곡히 양각돼 있다.
안쪽 바닥과 바깥쪽 바닥에는 모두 311자의 명문이 있는데, 그 내용은 주나라 때 천자가 감로수를 왕에게 하사하고 왕이 굿을 하며 기우제를 지낸 이야기다. 대체로 청동기에는 특정 사건이나 사실이 금문(金文)으로 남겨졌으며, 이 청동반 역시 당시의 문화를 금문으로 보여주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건륭어제'관 법랑채 화조문봉퇴병 (‘乾隆御制’款 珐琅彩花鸟纹棒槌瓶)
청나라 건륭제(1736~1795) 때 만든 법랑채 봉퇴병이다. 봉퇴병(棒槌)은 거꾸로 뒤집으면 빨랫방망이를 닮은 도자기를 의미한다. 입술이 바깥쪽으로 벌어진 구연부와 안쪽으로 약간 들어가 직선을 이룬 목, 사선으로 벌어진 어깨부터 굽의 윗부분까지 수직으로 뻗은 기면에는 추상적인 기하학적 무늬에 활짝 핀 꽃과 꽃 주변에 있는 새와 학들이 분채로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안에는 실제 술이 들어가 있으며, 굽 바닥에는 '건륭어제'라는 관지가 쓰여 있다
◆제백석화첩·인장·여의장신구 (齐白石画册·印章·如意装身具)
중국의 대표적인 근현대 미술가로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제백석(齊白石, 1863~1957)의 목공예부터 서화까지 일대기를 집대성한 유물이다.
제백석은 15세 때부터 제선우(齊仙佑) 등에게 목공 기술을 배워 목조각가로 활동했으며 특히 꽃을 조각하는 공예가로도 유명했다. 25세 때 소전흠(蕭傳鑫)과 문소가(文少可)에게 초상화를, 1889년에 호자탁(胡自倬)과 진작훈(陳作壎)에게 초충도와 시문을 각각 배워 그림과 시, 전각에 두루 뛰어난 예술가가 됐다.
이 화첩은 자유분방한 필획으로 강한 색채 대비와 대담한 구도를 이용해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채소, 꽃, 새우, 게, 병아리, 쥐 등의 친숙한 사물을 그린 수묵담채화 23점으로 구성돼 있다. 화폭의 여백에 쓰인 제백석의 글씨는 만년의 추사(秋史)와 마찬가지로 속기(俗氣)가 전혀 없고 고졸미(古拙美)가 넘치는 품격을 보여준다.
또한 화첩과 함께 제백석의 뛰어난 목공예술을 보여주는 인장과 시전판(詩箋板), 옥(玉)장신구를 통해 제백석의 삶과 예술을 확인할 수 있다. 인장은 손잡이가 달린 주전자 모양이고, 시전판은 ‘ㄷ’자 모양의 목판에 아름다운 무늬를 새긴 판화이며, 옥 장신구는 ‘모든 것이 뜻과 같이 된다'는 뜻을 가진 ‘여의(如意)’ 글자를 각각 양각한 두 개의 원판이다. 이 가운데 시전판으로 찍어낸 아름다운 문양의 시전지는 '화전지'(花箋紙)로도 불리는데, 선비들이 종이에 찍어 편지나 시를 쓸 때 사용한 종이로서 옛날 선비들이 애용했다. 이들 유물에는 ‘중국의 피카소’ 제백석의 높은 공예와 서화 예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청화백자 귀곡자하산문지통 (青花白瓷鬼谷子下山纹卷缸)
중국의 대표 도자 생산지인 경덕진에서 제작한 원통형 지통이다. 바깥쪽에 전국시대의 초나라(BC 11세기~BC 223년) 사상가인 귀곡자가 포로로 잡혀간 백성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산에서 호랑이와 표범이 끄는 수레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이 청화 안료로 그려져 있으며 다른 쪽에는 말을 타고 달리는 장수와 긴 창을 어깨에 메고 걸어가는 병사가 그려져 있다.
지난 6월 감정에서 감정가들은 이 작품에 대해 이 작품과 유사한 ‘귀곡자 하산(鬼谷子下山)’과 ‘소하월하추한신(蕭何月下追韓信)’의 두 이야기가 합쳐져 한 이야기로 그려진 지통은 한화 414억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건륭어람지보'관 청화백자 연지홍채용문관 (‘乾隆御览之宝’款青花白瓷胭脂红彩龙纹罐)
동체 전면에 청화로 보상화(寶相華)와 넝쿨문양을 생동감 있게 배치했으며, 백색 기면에 용무늬를 양각하고 붉게 채색한 항아리다. 밖으로 살짝 벌어진 구연부와 짧은 목, 넓은 어깨, 풍만한 몸체와 둥근 굽을 가지고 있다. 용의 다리에는 다섯 개의 발가락이 있는데 이는 황제를 상징한다. 어깨에는 양각으로 '건륭어람지보(乾隆御览之宝)' 라는 관지가 새겨졌으며, 굽 바닥에는 '대청건륭년제' 라는 관지가 양각돼 있다.
◆문징명 산수도 (文徵明 山水图) 靑綠山水
명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화가 문징명(文徵明, 1470~1559)이 1525년에 그린 산수화다. 문징명은 화가이자 서예가, 문학가이며 소주부(蘇州府) 장주현(長州縣) 지금의 소주시(蘇州市)에서 태어났다. 이 산수화는 문징명이 55세때 한림대조(翰林待詔)로 근무하면서 그린 것으로 본인의 고향 산천 실경을 청록산수로 생생하게 묘사해 그려낸 걸작이다.
그림의 왼쪽 끝 상단에는 명(明) 가정(嘉靖, 명나라 11대 황제) 4년(1525) 가을에 그렸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호와 이름이 쓰여있고 문징명인(文徵明印)이란 낙관이 찍혀있어 제작연대와 작가를 알 수 있다.
현재 다보성 갤러리에 소장돼 있는 이 문징명의 산수도는 그림의 가로 길이가 무려 903cm 로 그 길이가 압도적으로 길 뿐만 아니라, 그림의 왼쪽 끝에 명나라 말기 대표적인 서화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인 동기창(董其昌, 1555~1636)이 소장했음을 알수 있는 동기창의 낙관이 남아있고, 후대 문인들 금농(金农 1687~1764), 왕원기(王原祁 1642~1715), 달중광(笪重光 1623~1692)의 글씨와 낙관도 그림과 함께 남아있어 그만큼 귀한 유물로 판단된다.
이외에도 문징명과 함께 당시 서단에서 오문사재자(吳門四才子)라고 불렸던 명나라 서정경(徐祯卿)의 쌍학조양도(双鹤朝阳图) 등 수많은 작품들이 감정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보성갤러리는 11월 23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다보성갤러리 1, 2, 4층 전시관에서 ‘한·중 문화유산의 만남’ 기획전을 개최한다. 갤러리 1층 전시관은 한국 문화유산이, 2층 전시관은 중국 문화유산이 전시되며, 4층 전시관은 중국 문화유산 온라인 경매 작품 47점의 프리뷰가 진행된다. 관람시간은 월~금요일 10~18시, 토요일 10시~16시이며 일요일은 휴관한다.
더불어 제2회 중국 문화유산 온라인 국제 경매를 실시한다. 중국 문화유산 온라인 특별 경매 는 11월 23일 오전 11시부터 11월 30일 오후 4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프리뷰는 11월 23일부터 11월 30일까지 다보성갤러리 4층에서 진행된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전시와 경매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양국의 문화유산을 교류하고 양국 국민의 문화 이해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며 “한국과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전시장 및 온라인에서 감상하고 소장의 기회가 주어지는 한·중문화유산의 만남 기획 전시 및 경매가 많은 분에게 알려지고, 문화 애호가는 물론 일반 대중이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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