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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기아 노조 '고용세습' 끝까지 고집...17일 파업 강행

장은주 기자 2023-10-16 17:26:17

파업 유보 후 만난 15차 교섭도 결렬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완성차 5개 업체 중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기아가 노조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파업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가 오는 17일부터 본격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11일 파업을 예고했지만, 15차 본교섭이 진행됨에 따라 잠정 보류한 바 있다.

노사 갈등의 뇌관은 '고용세습' 논란을 일으킨 '단협 27조 1항'의 존치 여부다. 이 조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아에 오래 다닌 직원 자녀에게 우선 입사의 기회를 준다는 게 골자다. 이는 균등한 취업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에서도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사측은 이 조항을 삭제하려고 하지만 노조는 조항 유지를 강력히 주장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노조가 실제로 파업을 시작할 겨우 기아는 2020년 이후 3년 만이자 올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파업을 겪게 된다.

다만 17일 파업 직전에 교섭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파업은 또 잠정 보류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계속해서 대화 채널은 유지하고 있는 만큼 파업 전 교섭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5차 교섭에서 사측은 오는 2028년 양산 목표로 화성 소재공장 부지에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공장 신설 등을 새로운 제시안으로 꺼내들었다. PBV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 차량으로 사용자보다 사용 목적에 그 초점을 맞춘 차량이다.

기아가 새 PBV 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하면 지난 4월 착공한 중형급 PBV 공장에 이어 두 번째 PBV 전용 생산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신공장 건설은 고용 안정화에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이는 제안이지만 노조는 이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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