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추석 연휴 앞두고 '상생 보따리' 푼다

[이코노믹데일리] 삼성과 LG·롯데 등 재계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 물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내수 진작 대책을 내놓으며 수조원대 상생 보따리를 풀었다. 올해 들어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경제성장률 정체가 장기화하면서 소비를 끌어올리는 데 동참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LG·롯데그룹은 총 3조5000억원 규모 납품 대금을 추석 전에 앞당겨 협력사에 지급하기로 했다. SK·현대자동차·포스코·한화 등 재계 10위권에 속한 나머지 그룹도 조만간 계열사별로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삼성전자·디스플레이·전기·SDI·물산을 포함한 11개 관계사가 총 1조4000억원을 처음 예정된 지급일보다 최장 10일 앞당겨 지급한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협력사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11년부터 대금을 매달 4번씩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나머지 관계사도 달마다 3~8차례씩 나눠 결제한다.

이와 함께 17개 관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추석 맞이 장터를 열고 각 회사별 자매마을 특산품, 국내산 농·축·수산물, 스마트공장 지원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시들해진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계획보다 품목을 3배 늘렸다.

삼성 측은 "기존에는 설·추석 연휴 전 2~3주만 장터를 운영했으나 올해는 기간을 연장해 지난 11일부터 10월 6일까지 4주 동안 연다"고 전했다. 아울러 전국 사업장에 국내 여행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지역 행사와 여행 명소, 휴양 시설 정보를 안내하기로 했다.

LG는 지난해 추석보다 2500억원 증가한 1조2000억원을 예정일보다 최장 18일 빨리 협력사에 지급한다. 참여 계열사는 LG전자·디스플레이·화학·생활건강 등 8곳이다.

LG 관계자는 "추석을 맞아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협력사를 돕기 위해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며 "협력사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상생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LG 계열사는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충당할 수 있도록 1조2000억원 규모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상생협력펀드에 지난해보다 2배 이상 감면된 금리를 적용했고 협력사가 대금 결제일에 조기에 현금을 확보하도록 상생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계열사별 사업장 인근 소외계층에 생활용품과 식료품도 전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와 경북 구미에 있는 저소득 가정과 복지관에 먹거리를 지원하고 LG이노텍은 서울 강서구와 경기 평택·안산 소외계층에 명절 음식과 선물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한다.

롯데는 협력사 납품 대금 5900억원을 추석 연휴 시작 3일 전인 이달 25일까지 모두 지급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백화점·칠성음료·케미칼 등 24개 계열사가 참여하며 이에 따라 중소 협력사 1만800여곳이 자금 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1조원 규모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는 한편 협력사의 해외 판로 개척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