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다시 파헤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펀드 관련 조사가 구체적인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운용사·판매사 비리 규명 수준의 수사와 대조되며 과거 금융 및 수사당국 조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은 불가피해 보인다.
25일 금감원에 따르면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태스크포스(TF)' 재검사 결과, 유력 인사가 포함된 특정 투자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자금 횡령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라임펀드 자금이 투자된 회사 임직원들의 대규모 횡령·배임 등 부정한 자금 사용도 새롭게 드러났는데 앞선 금감원 검사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들이다. 지난 2020년 2월 발표했던 라임자산운용 중간 검사 결과의 핵심은 비정상적인 펀드 운용 설계 사례들이었다.
당시 금감원은 "검사 조사권 한계 등으로 사실 규명이 어려운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협조하겠다"고만 밝혔다. 라임펀드에서 자금이 어디로 흘러 들어갔는지, 유력 인사들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올해 재검사에서는 자금 흐름을 비롯해 투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등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6월 취임 때 라임사태와 관련해 언급하면서 재점검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재검사 결과에서 주목되는 점은 당시 다선 국회의원이 라임펀드 환매 중단 직전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는 것, 펀드 자금이 투자된 기업의 대규모 횡령 혐의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횡령 관련 자금이 정상적이지 않은 다른 곳으로 흘러간 것 같다고 검찰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펀드 자금 횡령 혐의 등 검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금감원은 "수사로 넘어간 부분에 대해서는 기밀, 보안 등을 이유로 언급할 수 없다"며 검찰로 통보한 혐의 내용에 관해 입을 닫아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재검사에서 새로운 의혹들이 속속 드러난 만큼 과거 검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정권에 따라 같은 사안을 두고 검사 결과를 다르게 발표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이복현 금감원장이 검사 출신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바탕으로 이번 재검사 결과가 전 정권 유력 인사들을 정조준하는 수사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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