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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3조원' 애슬레저 왕좌, 男心·해외에서 갈릴까

김아령 기자 2023-08-22 06:00:00
안다르 남성 비즈니스 웨어 '에어데님 맨즈 스탠다드 슬림핏 팬츠' 화보 [사진=안다르]

[이코노믹데일리] 명품을 포함한 패션업계의 불황이 감지되는 가운데 애슬레저 업계는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애슬레저는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운동복으로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여성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 전환 이후 집에서 운동하던 MZ세대가 골프, 테니스, 조깅 등 야외 운동으로 범위가 확장되면서 수요가 이어졌다.
 
여성 대상 애슬레저 시장이 어느정도 성숙기에 접어들자 남성 고객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여성 못지않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해당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팬데믹 기간 동안 몸집을 키운 국내 애슬레저 기업이 이제는 세계 시장으로 손을 뻗고 있다. 특히 체형이 유사한 아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미국과 프랑스 등 서구권 공략을 꾀하고 있다.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1위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왕좌는 남성·해외 시장에서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 남심 잡은 안다르, 업계 1위 ‘젝시믹스’도 꺾었다
 
안다르가 올해 2분기 업계 최초로 분기 매출 600억원 고지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맨파워’가 있었다. 남성 카테고리 매출이 2배가량 늘었고, 온·오프라인 모두 호조세를 이어갔다.
 
안다르의 올해 2분기 매출은 6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4%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한 70억원으로 업계 최고 성적을 거뒀다.
 
경쟁사 젝시믹스보다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며 2분기 기준 애슬레저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앞서 안다르는 지난 2020년 연매출 기준으로 젝시믹스에 애슬레저 1위 자리를 넘겨준 후 2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2021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남성 라인 확장에 나서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안다르는 코로나19로 인한 골프 호황 시기에 맞춰 남성 비즈니스 웨어를 론칭해 성공을 거뒀다. 이후 남성 고객을 프리미엄 짐웨어 ‘A.R.M(에이알엠)’ 브랜드로 유입하며 인기를 이어갔다.
 
2분기 기준 안다르의 남성 카테고리인 맨즈 제품 매출액은 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남성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30%까지 올라왔다. 판매 채널별로는 온라인이 91%, 오프라인이 123%로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신규 남성 가입자 수도 크게 늘었다. 온라인은 1분기 대비 2.5배 이상 늘었으며, 오프라인 역시 남성 가입자 수가 50% 가까이 증가했다. 연령대도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다르 측은 “레깅스를 중심으로 한 여성 제품에만 집중하지 않고 남성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춘 제품 기획에도 힘쓴 결과”라며 “특히 올 여름 변화가 심한 날씨에 쾌적하면서 격식까지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의 비즈니스 웨어 라인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대만 브리즈 난샨 백화점에서 열린 젝시믹스 팝업 매장에 현지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젝시믹스]

◆ 해외서 강한 젝시믹스, ‘연간 1위’ 타이틀 지켜낼까

안다르의 가파른 성장세로 2020년 이후 3년간 업계 1위를 지켜온 젝시믹스의 아성이 위협받는 모습이다. 젝시믹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561억원,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53억원에 그쳤다. 2분기만 놓고 봤을 때 안다르 대비 매출은 55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 뒤쳐진 모습이다.
 
그러나 상반기 총 실적으로 따지면 여전히 업계 1위는 젝시믹스다. 젝시믹스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087억원, 영업이익은 103억원이고 같은 기간 안다르 매출은 958억원, 영업이익은 87억원이다.
 
안다르가 지난해 국내 인기 라인업을 늘려나가며 실적 회복을 할 때 젝시믹스는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했다.
 
지난 2019년 일본법인 설립 등 꾸준히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려온 젝시믹스는 현재 중국, 호주, 캐나다 등 전 세계 55개국에 진출했다. 해외 매출 상위권인 아시아 지역에는 온라인몰 외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브랜드 선호도 제고와 고객 접점 확대에 힘쓰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상해에 현지 첫 단독 매장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중국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 현지 대리상과의 영업활동을 시작으로 베이징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 연내 5개 매장 출점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현지에 생산기지를 건설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대만은 쇼룸 및 팝업스토어 운영과 동시에 세계 피지컬 대회에 공식 스폰서십으로 참여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은 일본에 이어 해외 매출 2위를 차지한 시장으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젝시믹스는 이 같은 성장세에 기존 대만 현지 거래처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장기적인 사업 운영 기반을 구축했다. 대만 법인에서 연매출 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상반기 중국, 대만 등에 해외시장 확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시장 선두를 지키기 위해 남성 라인은 물론 골프웨어·스윔웨어·키즈 등으로 카테고리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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