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차전지(배터리)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시장도 덩달아 매서운 성장세를 예고했다. SK이노베이션 산하 분리막 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부진을 털고 비상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분리막 수요는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평균 17%씩 성장, 오는 2030년이면 지금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 면적을 기준으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분리막 수요는 올해 3470만㎡에서 2030년 1억430만㎡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금액으로는 100억 달러(약 13조원) 규모다.
분리막은 음·양극재, 전해질과 더불어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소재로 꼽힌다. 음극과 양극 사이에 있는 매우 얇은 막인 분리막은 절연 성능이 뛰어난 고분자 플라스틱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두께가 얇으면서도 내구성은 뛰어나야 해 기술적 난이도는 물론 진입장벽이 높다.
국내에서 분리막을 생산하는 업체는 SKIET와 더블유씨피(WCP)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SK온과 삼성SDI에 공급된 물량 중 절반 이상이 이들 업체에서 생산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일본 도레이에서 분리막을 가져다 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분리막 제조사가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배터리 제조사의 한국 분리막 기업 의존도는 빠르게 올라갈 것"이라며 "SKIET와 WCP는 계속해서 증설 요청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배터리 제조사들 역시 유럽으로 생산기지를 확충하는 SKIET와 WCP에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라고 알려졌다.
SKIET는 올해 실적 반등을 넘어 몇 년 안에 매출 '1조 클럽' 가입도 기대된다. SKIET는 지난해 매출 5858억원을 냈으나 52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앞선 2021년 영업이익 892억원을 기록했으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다.
가파른 성장세는 회사 가치에도 긍정적 신호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2021년 5월 상장한 SKIET 주가는 2022년 10월 공모가(10만5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만원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올초부터 반등, 지난달부터 9만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3일 기준 종가는 9만5500원이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분리막은 높은 기술력을 요하기 때문에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며 "전기차·IT기기 수요 증가에 따라 SKIET가 조 단위 매출을 찍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