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불거진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자립과 탄소 저감이 주요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지난 4월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제20회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지방 도시에서 출발, 지난 20년을 지나오며 국내 최대·세계 10대 신재생에너지 전문 전시회로 성장한 그린에너지엑스포에는 사흘간 25개국 300개사가 참가해 최신 기술의 태양광 모듈, 인버터, 태양광 구조물, 솔라루프, 에너지 저장시스템 등 미래형 신재생에너지를 한 자리에 선보였다.
올해 그린에너지엑스포 이벤트의 하나로 마련된 이색행사가 대구 엑스코에서 벗어나 경남 합천군 합천댐에서 열린 학술 세미나와 수상태양광 기술답사다. 수상태양광용 패널을 생산하는 한화큐셀, 수상플로팅 시스템 전문기업 스코트라 등 우리나라 수상태양광 기업 관계자들과 해외 바이어들이 함께 답사를 나선 합천댐은 2012년 국내 최초로 수상태양광이 상용화된 곳이다. 수상태양광은 재생(태양)에너지와 해양기술이 결합한 융복합 시설로 태양광 모듈을 댐,저수지 등 수면에 설치하는 친환경 발전시설이다.
◆ 합천댐 수상태양광...국내 최초로 부유식 발전시설 상용화
합천댐 수상태양광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유식 태양광 발전시설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합천댐 수상태양광은 2단계로 시설을 확대해 총 42MW의 발전용량을 갖고 있다. 이는 연간 약 2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수준. 2012년 상용화된 이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환경 안전성을 평가받은 결과 수질·퇴적물, 생태계 변화 등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친환경 재생에너지여서 석탄화력발전소와 비교하면 연간 미세먼지 30t과 온실가스 2만6000t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수면의 냉각 효과로 인해 육상태양광보다 발전효율이 5%가량 높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보고서 ‘수상태양광의 해외 보급 동향과 시사점’(2021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수상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수면 중 1%만 개발돼도 400GW를 개발할 수 있다. 이는 5억3000만명이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되며 연간 이산화탄소 2억4100만t을 감축할 수 있는 규모다.
◆수상태양광, 2030년까지 15개 댐에서 1.1GW 규모 개발
우리나라 경우 저수지 수면의 5%만 활용해도 4170MW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건설이 가능할 만큼 개발 잠재력이 풍부해 국가·공공기관 관리 수면을 중심으로 저수지, 댐 등에 설치되고 있다. 특히 설치 규모가 큰 댐 수면을 활용한 수상태양광은 주민참여제도를 활용해 발전수익을 지역주민들과 공유하고 거부감을 덜어내 설치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합천댐 수상태양광 상용화 이후 2016년 보령댐(2MW), 2017년 충주댐(3MW) 등 3개 댐에 수상태양광 발전설비가 신설됐으며 2022년 충주댐에 2.6MW 시설이 추가돼 2022년 말 기준 3개 댐에서 총 49.6MW 용량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에는 소양강댐, 군위댐에서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착공에 들어가며 임하댐 수상태양광 사업 발주가 이뤄지는 등 총 6개소에서 176MW 규모 개발이 이뤄진다. 임하댐의 경우 49만6000㎡ 면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향후 완공되면 합천댐 규모를 뛰어넘는 국내 최대 45MW 발전단지가 조성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비(非) 상수원댐 15곳에 단계적으로 발전설비를 구축해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 발전산업 규모를 1.1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신재생에너지 선두주자 태양광...우리 실정엔 ‘수상태양광’
미국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 지난 3월 발간한 ‘연간 에너지 전망(Annual Energy Outlook)’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에너지원별 설비용량 비중은 △석유·천연가스 43% △석탄 17% △풍력 12% △태양광 10% △원자력 8% 등으로 나타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미국 달라스무역관은 지난 4일 해외시장뉴스를 통해 이같이 전하며 향후 화력 발전이 높은 비용,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인해 그 비중이 점차 재생에너지로 대체돼 2050년에는 △태양광 37% △석유 및 천연가스 30% △풍력 15% △에너지저장장치 7% △원자력 및 석탄 각 3%의 비중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에 따르면 현재와 미래의 구성비율간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에너지원이 태양광으로 현재의 10%에서 2050년 37%로 무려 27%포인트가 늘어난다. 태양광과 함께 대표적 재생에너지로 꼽히는 풍력은 12%에서 15%로 3%포인트 증가에 그친다. 그만큼 태양광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최근 확정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못지 않은 무역장벽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도록 한 글로벌 캠페인 RE100도 우리 기업들에게 수출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되고 있다.
박병언 환경부 수자원정책과장은 "앞으로도 철저한 환경 안전성, 주민 수용 확보를 전제하며 단계적으로 수상태양광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수상태양광이 국가 2030 탄소감축 목표달성과 탄소국경세 극복을 위한 경쟁력 확보, 국내 연관 산업 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