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역대급 이익을 거둔 금융회사를 겨냥한 윤석열 대통령의 '돈 잔치' 직격 파장이 일면서 금융당국이 '채용' 카드를 꺼냈으나 졸속 추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급 잔치를 벌인 금융사가 여론 뭇매를 맞자 금융위원회가 이례적인 채용 계획을 하달한 정황이 파악됐다. '관치' 논란 속에 채용 규모까지 주먹구구식으로 부풀린 치적쌓기 행정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6개 금융협회(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가 일제히 밝힌 올해 상반기 채용 계획은 단 일주일여 만에 취합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각 협회가 발표한 신규 채용 규모는 '허수(虛數)'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에게 알려진 채용 인원수는 모두 4719명이다. 반면 6개 협회와 186개 금융사 채용 계획을 전수 조사한 결과 '신입' 형태로 뽑을 실제 신규 채용 인원수는 발표치의 56% 수준인 2654명에 그쳤다.
이 같은 격차가 발생한 원인은 조사 당시 개별 금융사가 이미 뽑은 직원은 물론 비정규직과 경력직 등을 모두 포함한 탓이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 2288명 △금투 1035명 △여신(카드·캐피탈 등) 279명 △생보 453명 △손보 513명 △저축은행 151명 등 신규 채용 규모가 전해졌다.
하지만 기채용한 직원 등을 뺀 실제 채용할 인원은 △은행 953명 △금투 702명 △여신 188명 △생보 259명 △손보 431명 △저축은행 121명 등에 불과하다. 가장 규모가 큰 은행연합회는 전년 대비 인원수가 늘었다며 대대적 홍보에 나섰으나 추후 채용 규모는 발표치 대비 40%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10명을 뽑겠다고 했으면서 실제는 4명의 신입 직원만 추가 채용하는 셈이다. ▶표 참조
결국 제대로 된 검토 없이 민심 달래기용에만 혈안 된 행정이 촌극을 빚었다. 각 협회는 채용 계획을 지난 20일 오후 1시 30분에 동시에 발표했다. 이에 앞서 금융위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권 청년 일자리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가 열리기 전 이미 각 협회는 회원사별 채용 인원수를 조사했는데, 복수의 협회 관계자들은 금융위발 관련 공문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각 협회도 모든 회원사에 관련 정보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민간 금융사의 채용 계획을 한 자릿수까지 취합한 것도 최근 전례가 없을뿐더러 그 시발점이 금융당국이란 점에서 전형적인 관치 논란을 키운 모양새다. 더욱이 김 부위원장이 참석한 간담회 시기에 꿰맞춘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최초로 은행권을 지목한 시점은 지난달 30일 금융위 업무보고 때로 당시 그는 "은행 시스템은 군대보다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주요 금융그룹의 사상 최대 순익 경신 소식이 잇따를 즈음 이달 15일 윤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또다시 "은행 산업 과점의 폐해가 크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직접 금융사, 은행 등을 가리켜 폐해가 크다고 한 사례는 전대미문이다. 그만큼 금융사가 전 국민의 '공공의 적'으로 치부된 실정에서 갑작스러운 대규모 금융사 채용계획이 발표되자 이목이 쏠렸다.
사정이 이렇자 협회들이 무리한 채용을 채근했다는 전언이 잇따른다. 급기야 빠듯한 제출 기한에 쫓겨 없던 계획까지 부랴부랴 세워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협회가 나서서 채용 규모와 시기를 정해 알려달라고 한 적은 입문 이래 처음"이라며 "협회가 과거에 채용 계획을 문의하면 '미정'이라고 줄곧 답했는데 이번은 구체적인 채용 계획을 꼭 적어서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연초라 아직 채용 계획이 잡히지 않았다고 알리니 (소속 협회에서) 최근 3년치 평균을 내서라도 제출하라고 했다"고 밝혔고, 한 시중은행 측은 "그룹 회장이 바뀌어 임원 인사도 어찌 될지 모를 판에 명시한 신입 행원 수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업권별 채용 기준이 상이한 점도 졸속 행정의 민낯으로 꼽힌다. 은행연합회의 경우 채용 발표문에 기채용 여부를 기재하지 않았다. 생보·손보협회가 배포한 자료 역시 기채용은 찾아볼 수 없는데, 그나마 해당 정보를 명시한 금투협 등과 대조를 이룬다.
당국발 '찍어누르기'식 관치 의혹은 일선 금융사들의 볼멘소리로 가늠하기 충분하다. 한 카드사 측은 "이번 채용 계획은 금융사들이 실적 잔치하듯 진짜 나쁜 놈들은 아니다, 이것(채용)도 하고 있다는 어필 용도로 만든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사는 보통 0명 내지 00명으로 채용 규모를 게시하는데, 한 자릿수까지 지정해서 채용계획을 밝힌 적은 없었다"며 "성과급 등 은행권 이슈가 계속 터져 나오니 사회 공헌 의미에서 일자리도 많이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기식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번 채용 논란과 관련해 실무급에서 자체 추진한 첫 사례로 관치가 아님을 강조했다. 금융위 측은 "당국이 직접 채용 인원을 발표한 건 아니"라며 "각 협회 기준이 다른 것을 일관되게 통일할 수도 없는 문제가 있었고, 앞으로 혼란 소지가 있다면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6개 금융협회(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가 일제히 밝힌 올해 상반기 채용 계획은 단 일주일여 만에 취합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각 협회가 발표한 신규 채용 규모는 '허수(虛數)'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에게 알려진 채용 인원수는 모두 4719명이다. 반면 6개 협회와 186개 금융사 채용 계획을 전수 조사한 결과 '신입' 형태로 뽑을 실제 신규 채용 인원수는 발표치의 56% 수준인 2654명에 그쳤다.
이 같은 격차가 발생한 원인은 조사 당시 개별 금융사가 이미 뽑은 직원은 물론 비정규직과 경력직 등을 모두 포함한 탓이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 2288명 △금투 1035명 △여신(카드·캐피탈 등) 279명 △생보 453명 △손보 513명 △저축은행 151명 등 신규 채용 규모가 전해졌다.
하지만 기채용한 직원 등을 뺀 실제 채용할 인원은 △은행 953명 △금투 702명 △여신 188명 △생보 259명 △손보 431명 △저축은행 121명 등에 불과하다. 가장 규모가 큰 은행연합회는 전년 대비 인원수가 늘었다며 대대적 홍보에 나섰으나 추후 채용 규모는 발표치 대비 40%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10명을 뽑겠다고 했으면서 실제는 4명의 신입 직원만 추가 채용하는 셈이다. ▶표 참조
간담회가 열리기 전 이미 각 협회는 회원사별 채용 인원수를 조사했는데, 복수의 협회 관계자들은 금융위발 관련 공문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각 협회도 모든 회원사에 관련 정보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민간 금융사의 채용 계획을 한 자릿수까지 취합한 것도 최근 전례가 없을뿐더러 그 시발점이 금융당국이란 점에서 전형적인 관치 논란을 키운 모양새다. 더욱이 김 부위원장이 참석한 간담회 시기에 꿰맞춘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최초로 은행권을 지목한 시점은 지난달 30일 금융위 업무보고 때로 당시 그는 "은행 시스템은 군대보다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주요 금융그룹의 사상 최대 순익 경신 소식이 잇따를 즈음 이달 15일 윤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또다시 "은행 산업 과점의 폐해가 크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직접 금융사, 은행 등을 가리켜 폐해가 크다고 한 사례는 전대미문이다. 그만큼 금융사가 전 국민의 '공공의 적'으로 치부된 실정에서 갑작스러운 대규모 금융사 채용계획이 발표되자 이목이 쏠렸다.
사정이 이렇자 협회들이 무리한 채용을 채근했다는 전언이 잇따른다. 급기야 빠듯한 제출 기한에 쫓겨 없던 계획까지 부랴부랴 세워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협회가 나서서 채용 규모와 시기를 정해 알려달라고 한 적은 입문 이래 처음"이라며 "협회가 과거에 채용 계획을 문의하면 '미정'이라고 줄곧 답했는데 이번은 구체적인 채용 계획을 꼭 적어서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연초라 아직 채용 계획이 잡히지 않았다고 알리니 (소속 협회에서) 최근 3년치 평균을 내서라도 제출하라고 했다"고 밝혔고, 한 시중은행 측은 "그룹 회장이 바뀌어 임원 인사도 어찌 될지 모를 판에 명시한 신입 행원 수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업권별 채용 기준이 상이한 점도 졸속 행정의 민낯으로 꼽힌다. 은행연합회의 경우 채용 발표문에 기채용 여부를 기재하지 않았다. 생보·손보협회가 배포한 자료 역시 기채용은 찾아볼 수 없는데, 그나마 해당 정보를 명시한 금투협 등과 대조를 이룬다.
당국발 '찍어누르기'식 관치 의혹은 일선 금융사들의 볼멘소리로 가늠하기 충분하다. 한 카드사 측은 "이번 채용 계획은 금융사들이 실적 잔치하듯 진짜 나쁜 놈들은 아니다, 이것(채용)도 하고 있다는 어필 용도로 만든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사는 보통 0명 내지 00명으로 채용 규모를 게시하는데, 한 자릿수까지 지정해서 채용계획을 밝힌 적은 없었다"며 "성과급 등 은행권 이슈가 계속 터져 나오니 사회 공헌 의미에서 일자리도 많이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기식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번 채용 논란과 관련해 실무급에서 자체 추진한 첫 사례로 관치가 아님을 강조했다. 금융위 측은 "당국이 직접 채용 인원을 발표한 건 아니"라며 "각 협회 기준이 다른 것을 일관되게 통일할 수도 없는 문제가 있었고, 앞으로 혼란 소지가 있다면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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