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산업

시스템 반도체가 '두뇌'라면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 저장'

김종형 기자 2023-02-22 16:52:53

앞서 수주한 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 이어 기존 역량 갖춘 메모리 반도체 차량 탑재 확대

자동차 반도체, 현재는 시스템 반도체 위주지만 전동화 진전되면 메모리 역할 커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후발 주자...성장하는 분야인만큼 투자 확대

"자율주행 시대 되면 수집·해석 데이터 많아져 메모리 중요성 커진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완성차가 조립되는 모습[사진=현대자동차]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미국 자율주행 업체로부터 차량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위탁생산(파운드리)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선 대만 TSMC에 밀린 전 세계 2위이지만, 정보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수 년째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최근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적극 개입하면서 어려운 업황이 반전될지 기대가 모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자율주행 업체 암바렐라의 시스템 반도체 물량을 수주함과 동시에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도 역량을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집적회로(IC) 위주다. MCU는 자동차 각 장치 제어를 맡고, IC는 장치 구동과 전력 관리를 담당한다. 삼성전자가 위탁생산하기로 한 암바렐라 자율주행 반도체 'CV3-AD685'도 전체 시스템을 칩 하나에 담은 SoC(System on Chip)로 분류된다. 지난해 공급난이 벌어졌던 분야도 이 시스템 반도체다.

이와 달리 자동차 내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처리하는 프로세서와 함께 작용해 필요한 정보를 저장하고 빼내는 일을 담당한다. 최근 각 브랜드들이 전동화를 추진하면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다중카메라비전처리(MVP) 등 기능이 들어가면서 차량이 인식한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점점 중요해졌다. 특히 자율주행과 관련한 데이터 저장은 자동차 메모리 시장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품귀 현상이 한창이던 2021년 1월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신차 생산이 멈춰선 모습[사진=연합뉴스]


현재 시판 중인 대부분 자동차에는 2레벨 수준 자율주행이 적용돼있다. 앞 차와의 거리를 조절하거나 충돌을 경고하며 차선과 속도를 유지하는 정도 수준이다.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가 운전자 개입이 점점 적어질수록 필요한 컴퓨팅 연산 능력과 필요 저장 용량은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전체 메모리 반도체 1, 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자동차 메모리 시장을 주목하고 있지 않았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탑재 비중이 작아 수익이 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추이는 업계 전동화가 진전되며 반전될 전망이다. 

우리 기업들은 2021년부터 정보 입·출력이 빠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그래픽 D램을 공급하겠다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2기가바이트(GB) DDR4 D램 3종과 자율주행 시스템용 2GB GDDR6 등 2종을 내세웠고,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사 보쉬와 자동차용 D램 공급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금까지는 기존 자동차 메모리 시장 주력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이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에 이어 기존 역량을 갖춘 메모리 반도체의 차량 탑재 역시 대비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미국 자율주행 업체 암바렐라에 납품할 반도체 작동 개요도[사진=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자동차 메모리 시장은 2021년 43억 달러(약 5조6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이면 125억 달러(약 16조276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높은 수요와 성장이 예상되는 자동차 메모리 시장에 뛰어들며 현재 글로벌 경기 악화로 위축된 반도체 시장 수요를 돌파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고도화에 따라 필요 메모리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센서에서 수집하고 해석하는 데이터 양이 늘기 때문"이라며 "현재 스마트폰은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40%대이지만 고레벨 자율주행 자동차의 메모리 반도체는 스마트폰 메모리 탑재량의 10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