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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재용 취임 100일…3월 주총서 '조용한 복귀' 이뤄지나

성상영 기자 2023-02-03 16:51:42

이 회장, 2일 이어 3일에도 법정 출석

해외서 '경제외교' 국내선 직원 챙기기

3년간 '미등기임원'…이사회 복귀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승진 후 100일 간 경과[사진=아주경제 DB]


[이코노믹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3일에도 법정으로 향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재판에 출석했다.

취임 100일은 단지 회장 직함을 단 지 100일째가 됐다는 얘기일 뿐이지만 무게는 남다르다. 지난 100일 동안 삼성은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고 경영 환경도 급격히 바뀌었다. 이 회장에 대한 관심은 이사회 복귀 여부와 시점에 쏠린 상태다.

이 회장은 정확하게는 '승진'을 했다. 삼성은 2016년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그룹'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 회장 직함은 삼성전자 회장이지 삼성그룹 회장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0월 27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재용 회장은 승진 후 100일 동안 국내외 곳곳을 누비며 숨가쁜 행보를 보였다. 그룹 계열사는 물론 협력사를 방문해 '삼성 생태계'에서 생활하는 직원들을 만나 소통했다. 해외에서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중동을 잇따라 방문해 주요국 인사와 회동하며 'JY(재용) 네트워크'를 다졌다.

해외 출장은 새해에도 이어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에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며 경제 외교를 펼쳤다. UAE에서 최근 가동을 시작한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는 삼성물산이 지었다.
 
18일(현지시간)에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가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벌였다. 이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당시 열린 '코리아 나이트(한국의 밤)' 행사에서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 승진 후 삼성전자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수평적 기업문화' 정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직급·책 뒤에 '님'자를 붙이는 대신 수평 관계를 담은 호칭으로 부르는 범위를 임원과 경영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회장도 '이재용 회장님'이 아닌 'JY'로 불릴 전망이다.

이 회장으로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악화한 실적을 어떻게 반등시킬지 고민이 큰 상황이다.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97%나 급감한 2700억원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오는 3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등기임원'이 될 지가 관심이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가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이후 현재까지 미등기임원으로 남았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삼성 총수이자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으로서 책임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책임 경영은 삼성전자 이사회가 이 회장 승진 당시 강조한 명분이다.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기념 특별사면을 통해 취업제한이 풀린 점도 긍정적이다.

한편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서는 이사회 추천과 의결을 먼저 거쳐야 한다. 이 회장이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다면 '화려한 복귀'보다는 '조용한 책임'에 가까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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