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설 연휴를 국내에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짧게는 3~4일에서 길게는 보름 넘게 해외에 체류하며 글로벌 경영과 민간 외교를 펼쳤다.
총수들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다보스포럼) 일정을 마치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귀국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열린 가운데 총수들의 '민간 외교'가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인텔, 퀄컴, 쉘, 에어리퀴드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공급망 위기, 기후변화 등 문제와 이를 풀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총수들은 설 연휴를 이용해 해외 출장 중 보고 들은 내용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족 대명절인 만큼 집안 행사를 챙기면서 틈틈히 사업 전략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닥친 경기 침체와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으로 인해 반도체 수요 부진을 겪었다. 가전 부문도 침체기에 돌입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 가운데 다음달 1일 '갤럭시 S23 시리즈' 공개를 앞두며 반등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연휴 동안 대내외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오랜 기간 해외에 체류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 현장을 찾은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해 유난히 출장 일정이 길어졌다. 그만큼 체력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지난해 추석연휴 때처럼 별다른 일정 없이 독서를 하거나 경영 구상에 매진할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은 당시 SK 계열사 임직원에 책과 다큐멘터리를 추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설에는 휴식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회장과 구광모 회장도 국내에 머물며 그룹 현안을 짚어볼 전망이다. 정 회장은 다보스포럼에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기업' 이미지를 내세우며 글로벌 리더들과 미래 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조했다. 자율주행, 수소에너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전동화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현대차가 풀어야 할 숙제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고민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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