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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뉴 ESG-외국에서 배운다]⑬"지구를 위한 1%" 파타고니아의 친환경 제안

문은주 기자 2022-12-20 05:00:00

플리스 대중화… 매출 1% 환경단체에

기부 아닌 '지구세'… 마땅히 책임져야

재생·재활용 원단 사용률 100% 목표

의류 넘어 유기농 식품·동물복지 추구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Patagonia)는 플리스(양털처럼 곱슬곱슬하거나 부드럽게 만든 특정 형태의 의류) 제품으로 유명하다. 아웃도어 제품 중 플리스를 처음으로 대중화시킨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광고 문구로도 눈길을 끌었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파타고니아의 광고 문구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는 오랜 시간 동안 회자되고 있다. [사진=파타고니아 홈페이지]


지난 2011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이 문구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파타고니아 측은 "강력하고 명확한 방식으로 환경 위기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고안한 방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도 노력을 해야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도 구매 전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정책 추구하는 슬로우 패션 대표 주자 

파타고니아의 환경 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85년부터 일찌감치 매출의 1%를 자연환경 보전과 복원 사업에 기부하고 있다. 지구에 내는 일종의 세금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1973년에 창립한 걸 고려하면 꽤 빠른 도전이다. 국내외 환경 단체에 기부한 현금과 현물만 약 1억 4000만 달러(약 1824억 3400만원)를 넘어선다.

2002년에 설립된 비영리 환경 단체 '원 퍼센트 포 더 플래닛(1% For The Planet)'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가 낚시용품 브랜드인 블루 리본 플라이스(Blue Ribbon Flies)의 창립자 크레이그 매슈스와 손잡고 설립한 이 단체의 목적은 명확하다. 지구에서 가져온 자원으로 이익을 얻고 있는 만큼 수익의 1%를 기부해 해당 자원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수익의 1%를 기부해 친환경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 단체 '원 퍼센트 포 더 플래닛(1% For The Planet)' [사진=파타고니아 홈페이지]


'지구세'라는 표현을 통해 단순히 자선 차원의 기부금이 아닌 '지구에 대한 세금'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환경문제에 영향을 주는 데 대해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음식·토양·오염·물·야생 동물 등 6개 환경 이슈에 집중하는 환경 캠페인과 봉사 활동을 통해 이 단체는 대표적인 친환경 이니셔티브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다양한 환경 조직을 지원한 누적 금액은 최소 4억 3500만 달러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환경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파타고니아는 의류 생산에도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낡은 옷이나 폐어망 등 재생·재활용 원단 사용률을 10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에 출시한 제품 라인 중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제품은 94%에 달한다. 

유기농 목화를 활용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파타고니아는 1996년부터 코튼 제품이 포함된 모든 라인에서 유해한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 목화를 재배해 활용하고 있다. 유기농 면을 사용하면서 생산 공정에 필요한 물을 절약하고 기존 면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45% 줄였다는 설명이다. 

◆의류 넘어 음식으로 확장한 친환경 생태계

파타고니아는 지난 2012년부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파타고니아 프로비전(Patagonia Provisions)이라는 비영리 식품 브랜드 론칭을 계기로 친환경 생태계를 확장하기로 한 것이다. 식량 농업이 기후 위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아웃도어 브랜드가 출시한 '아웃도어 음식'이 아닌 건강한 먹거리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유기농 식품과 동물 복지 등 친환경 정책을 추구하는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의 주력 제품군은 통조림이다. 말린 망고부터 훈제 고등어, 야생 연어 훈제, 버팔로 육포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육식이 환경에 부담을 준다는 면에서 채식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육식을 제한하기보다는 비인간적인 사육 방식을 지양하는 동물 복지를 추구하는 게 핵심이다.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이 내놓은 첫 번째 제품이기도 한 연어 통조림의 경우 멸종 위기에 놓인 야생 언어를 보호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1만년 이상 태평양 연안 사람들의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었던 야생 연어를 무분별하게 남획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양 생물 관련 비영리 단체와 손잡고 풍부한 어장을 골라 연어 공급망을 구축하고 제한적인 수확 방식을 지키고 있는 이유다. 

최근엔 지속 가능 비영리 단체와의 협력으로 유기농 재배 방식에 집중하면서 사슴 고기, 와인, 사케 등 출시하는 제품군도 50여개로 늘렸다. 다년생으로 개량한 밀 품종인 컨자를 주원료로 하는 맥주 제품도 눈길을 끈다. 단년생인 일반적인 밀로 맥주를 만들 때보다 탄소 배출량과 토양 유실 가능성이 줄어드는 만큼 대표적인 친환경 맥주로 손꼽히고 있어서다.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의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텀블러 등의 제품 [사진=파타고니아 프로비전 홈페이지]


특히 와인 등 주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은 지속 가능한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손상된 토양을 재건하고 생물 다양성을 복원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포도 찌꺼기 등을 발효시켜 또 다른 와인을 생산하는 데 활용하는 식이다. 텀블러, 보관통 등의 상품에도 친환경 메시지를 빼놓지 않는다. 
 
파타고니아 창립자인 이본 쉬나드는 "파타고니아 프로비전은 단순한 비즈니스 벤처를 넘어 인간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해왔다. 의류를 넘어 먹거리까지 지속 가능성에 집중해왔던 파타고니아가 향후 선보일 지속 가능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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