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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K-반도체 위기, 삼성표 '글로벌 조직'으로 돌파구 찾을까

고은서 인턴기자 2022-12-02 15:48:53

삼성, 반도체 부문 '글로벌 리서치 센터' 신설

반도체 특화 연구 조직의 부재…'리서치'로 시장 공략 나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EUV전용 화성 ‘V1 라인’ 전경[사진=삼성전자]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략 조직 신설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에 강한 반면 비메모리 사업에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어 특화된 내부 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월 중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산하에 글로벌 리서치 (연구·조사) 조직을 신설한다. 국내 반도체 산업이 길을 잃은 가운데 리서치 센터 수립이 방향키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신설되는 글로벌 리서치 조직은 메모리 업황 악화와 공급망 이슈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달 중 있을 인사 시즌에 맞춰 센터장으로는 금융투자업계 인사 영입이 고려되고 있다.
 
삼성은 현재 삼성전자(삼성리서치), 삼성증권(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 등의 리서치 조직을 두고 있다. 삼성리서치의 경우 삼성전자 내에서 가전과 스마트폰 등 완제품 부문의 선행 기술을 연구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금융 계열사를, 삼성글로벌리서치는 조사 연구를 맡는다.
 
다만 현 리서치 조직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 조직이 분야별로 분산돼 있고 연구 주제도 각기 달라 반도체 분야에 대한 심층 분석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를 적용한 3나노미터(nm) 공정을 가장 먼저 양산했음에도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업계 1위인 대만 반도체 업체 TSMC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 3분기(7~9월) 매출은 6131억4300만 대만달러(약 27조5400억원)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약 24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3.4%, 삼성전자가 16.5%로 약 3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특히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과 수급 불안 등으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혹한기’를 겪고 있다. 초격차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삼성으로서 반도체 사업을 위한 특화된 나침반이 필요한 셈이다. 파운드리(위탁 생산산) 산업 특성상 고객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발주사의 요청에 따라 주문 생산하는 수주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고객사를 2027년까지 5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선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도 확보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에 신설 조직은 반도체와 주요 산업 분석,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서 심도 있는 접근을 위해 초읽기에 들어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정 도입의 선제적인 조치로 이번 리서치 조직이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편 SK와 현대 등 주요 그룹사들도 글로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조직 신설·개편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0일 급변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에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전략 조직’(GSO·Global Strategy Office)을 신설했다. SK 하이닉스의 경우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해 글로벌 전략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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