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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G그룹에 '30대 임원' 떴다…위기 관리와 혁신 '양면 전략'

성상영 기자 2022-11-25 10:55:18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CEO 대부분 유임

차세대 리더 대거 발탁…'83년생 상무' 등장

경기침체 등 여건 악화에도 '미래 설계' 초점

LG그룹 주요 승진 임원[사진=LG]


 LG그룹은 위기 관리에 무게를 두면서도 혁신을 놓치지 않았다.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대부분 유임된 가운데 30대 임원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올해 임원 인사는 양면 전략을 통해 위기 관리와 미래 설계를 동시에 잡겠다는 모습이다.

25일 LG에 따르면 이번 임원 인사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권봉석 ㈜LG 부회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부회장단 가운데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는 18년 간 CEO 생활을 마무리하고 물러났다.

LG 계열사는 지난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2023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SK·현대차·롯데까지 이른바 '5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으면서 관심이 모였다. 특히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와 경기 침체가 시작되며 인사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뤄질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LG그룹은 '미래 설계'를 표방했다. LG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5년, 1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준비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 일관성 있게 미래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진행된 사업보고회에서 "사업의 미래 모습과 목표를 명확히 해 미래 준비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며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인재 발굴과 육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장단 인사를 살펴보면 안정과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LG전자는 생활가전(H&A사업본부)을 이끈 류재철 부사장이, LG화학은 재무 전문가인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가 사장 직함을 달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동석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이 승진하며 전기차 배터리에 힘을 실었다.

LG생활건강은 용퇴를 결정한 차석용 부회장 후임으로 이정애 코카콜라음료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차 부회장은 2005년부터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최장수 CEO로 기록됐다. 이정애 신임 사장은 LG그룹 최초로 공채 출신 여성 임원 타이틀을 얻었다.

부사장급 이하 CEO로는 현신균 LG CNS D&A사업부장이 새로 선임됐다. 광고 마케팅 계열사인 지투알은 박애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을 총괄한다. 농업법인인 팜한농은 김무용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전무가 자리를 옮겨 바이오 분야에 역점을 둔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중요한 관전 요소는 차세대 리더의 대규모 발탁이다. 새롭게 임원이 된 승진자 수는 114명으로 예년보다는 다소 적은 수준이지만 92%가 1970년대 이후 출생자다. 특히 1983년생으로 올해 39세인 우정훈 LG전자 수석전문위원이 상무로 승진하며 눈길을 끌었다.

신사업 분야에서는 외부 인사 영입도 이어졌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아마존 출신 한은정 상무와 김영훈 상무가 각각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와 LG에너지솔루션 프로세스AI(인공지능)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메타(옛 페이스북) 한국 대표를 지낸 정기현 부사장과 미국 음향 전문 기업 하만 인터내셔널 출신 조병하 전무가 LG전자 플랫폼 사업을 맡는다.

한편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여성 임원 숫자도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LG그룹 내 여성 임원은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29명에서 내년에는 64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LG그룹 관계자는 "미래 준비를 위해서는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정책에 따라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 임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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