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산업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를 꼽아 자세히 들여다 본다.[편집자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세계 최고 용량' 8세대 V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양산과 '세계 최초' 고유전율 메탈 게이트(HKMG) 공정을 적용한 LPDDR5X 메모리로 맞붙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1테라비트(Tb) 8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이는 단위 면적당 데이터 저장 용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1Tb는 저장 용량의 최소 단위인 비트(bit)가 10의 12제곱(1조)만큼 있다는 얘기다.
플래시 메모리 일종인 V낸드는 디지털 회로에서 참과 거짓을 판명하는 '낸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것을 말한다. 낸드를 여러 층으로 쌓을수록 칩 하나에 저장되는 데이터 양이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V낸드 집적도를 높였다는 말은 낸드의 단(段)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양산에 들어간 8세대 V낸드 단수가 200단 이상일 것으로 본다. 2013년 처음으로 24단 V낸드를 선보인 이후 10년도 안 돼 10배 가까이 단수를 높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Tb 8세대 V낸드를 앞세워 서버 시장을 주도하고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서버용 메모리는 개인용 컴퓨터(PC)에 들어가는 저장장치보다 부가가치가 높다. 차량용 메모리는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컴퓨터 전원이 켜진 동안 일시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D램과 달리 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된다. D램이 메모지라면 플래시 메모리는 공책이다.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혁신을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D램에 HKMG 공정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D램은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SK하이닉스가 꾸준히 강점을 드러낸 분야다.
HKMG는 D램 내부에서 누설되는 전류를 막아 전력 소모를 줄인 차세대 공정 기술이다. HKMG 공정이 적용된 LPDDR5X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초저전압 범위인 1.01~1.12볼트(V)에서 작동한다. 또한 이전 세대 모바일용 D램과 비교해 소비 전력이 25% 적다.
노트북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는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 빠른 속도 등과 더불어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이 중요하다. 따라서 기기에 사용되는 D램은 저전력(Low Power)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의 LPDDR5X는 데이터 처리 속도도 33% 빨라졌다. 이 제품의 동작 속도는 초당 8.5기가비트(Gb)에 이른다. 기존 LPDDR5 제품은 5기가바이트(GB) 크기 영상을 1초에 10개 내려받는 속도지만 LPDDR5X는 13개 내려받는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 8세대 V낸드와 SK하이닉스 LPDDR5X 모두 현 시점에서 발생하는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이다. 그러나 짧게는 1~2년, 길게는 3~4년까지 각 분야에서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며 수익성 악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돌아올 호황기에 대비한 기술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