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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화솔루션 "29% 벽 넘어라"…'1%P 기술 경쟁'서 주도권 쥔다

성상영 기자 2022-10-15 07:00:00

태양광 발전 효율 높인 '탑콘 셀' 2023년 양산

한계 뛰어넘을 '페로브스카이트 셀' 개발 추진

충북 진천군 한화솔루션 진천공장 전경[사진=한화솔루션]


[이코노믹데일리] 햇빛만 쬐면 전기가 만들어지는 놀라운 기술이 있다. 최근 몇 년 새 유명세를 탄 태양광 발전 얘기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북미와 유럽, 중국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각광받고 있다.

충북 진천군 이월면에 자리 잡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진천공장은 한국 태양광 산업의 심장으로 평가받는다.

한화그룹은 2010년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와 2012년 독일 큐셀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다. 2020년 한화솔루션으로 태양광 사업 조직을 통합·개편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췄다.

한화큐셀 진천공장은 19만㎡(약 5만7000평) 부지에 1공장과 2공장이 가동 중이다. 생산능력은 셀·모듈 각각 4.5기가와트(GW)다. 이는 620만 명이 1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한화큐셀, 韓 태양광 '최후의 보루'로…2023년 '탑콘 셀' 생산

한국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서도 태양광 사업의 불모지로 여겨진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다 합쳐봐야 전체의 7.5%에 그쳤다. 정치적 문제까지 결부되며 태양광 발전은 홀대를 받는 분위기다.

한화솔루션은 사실상 국내 태양광 셀·모듈 제조 분야 최후의 보루다. 일찌감치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가뜩이나 규모가 작은 국내 태양광 시장은 '중국판'이 되는 듯했다. 다른 기업이 사업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일본, 독일, 한국 등에서 태양광 모듈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주거용 4년 연속 1위, 상업용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한국 태양광 산업의 자존심을 홀로 지켜온 격이다.

한화큐셀은 2023년 4월부터 진천공장에서 기존 퍼크(PERC) 셀보다 발전 효율을 높인 '탑콘(TOPCon) 셀'을 상업 생산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는 효율을 한층 끌어올린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tandem) 셀' 양산에 들어간다.

태양광 셀은 햇빛을 받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핵심 부품이다. 셀을 여러 개 이어붙인 다음 유리를 덮어 모듈을 완성한다. 한화큐셀 진천공장에서는 자동화 공정을 통해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

태양광 발전 기술 핵심은 셀의 효율을 단 1%포인트(P)라도 높이는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 주류를 형성한 퍼크 셀은 발전 효율이 평균 23% 내외다. 햇빛을 100만큼 받으면 이 중에 23이 전기로 전환된다는 얘기다. 탑콘 셀은 얇은 산화막을 삽입해 퍼크 셀 대비 효율을 24.4%로 높였다.

다시 말해 발전 효율이 6% 이상 개선됐다는 의미다. 한화큐셀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매출 수천억원을 일으키는 효과를 낸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11월부터 진천공장에 연간 300메가와트(MW) 용량 탑콘 셀 시험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진천공장 직원이 태양광 모듈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사진=한화솔루션]


◆'29% 장벽' 뛰어넘을 텐덤 셀, 태양광 '게임 체인저' 기대

재생에너지 관련 학계에서는 탑콘 셀의 최고 효율을 29% 수준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이 수치를 기술적 한계로 받아들인다. 29%의 장벽을 넘어서는 업체가 향후 기술 주도권을 가져갈 전망이다.

한화큐셀은 차세대 셀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에 주목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칼슘과 타이타늄으로 이루어진 광물의 결정(結晶) 구조다. 퍼크 셀이나 탑콘 셀 모두 폴리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한다.

한화큐셀과 독일 헬름홀츠연구소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해 지난 3월 최고 효율 28.7%를 내는 탠덤 셀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 장벽인 29%까지 단 0.3%P만 남겨둔 것이다.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은 각각 다른 빛을 흡수하는 상부 셀과 하부 셀을 연결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상부에 있는 셀에서 페로브스카이트가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등 파장이 짧은 빛을 흡수하고 하부에 있는 셀에서는 실리콘이 적외선 같은 파장이 긴 빛을 흡수하는 구조다.

텐덤 셀의 이론적 한계 효율은 44%에 이른다. 한화큐셀은 실제 텐덤 셀 양산 단계에서는 35%까지 효율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P를 놓고 태양광 업체가 벌이는 기술 경쟁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태양광 업계에서는 완전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셀의 중간 단계로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기반 탠덤 셀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한화큐셀은 탠덤 셀 연구개발에 집중해 기술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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