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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재용 시대 초읽기? 바이오 날개 단 뉴 삼성전자 운명은

문은주 기자 2022-10-11 15:27:41

이 부회장, 11일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기공식 방문

[이코노믹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지 60여일이 지났다. 복권 이후 이 부회장은 주요 계열사를 직접 찾아 경영진을 격려하는 현장 행보에 공을 들였다. 빅딜 추진 등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가운데 11월 회장 승격설도 힘을 받는 모양새다. 

◆반도체 이어 바이오로...이번엔 바이오로직스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에서 열린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찾은 것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만이다.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사진 가운데) [사진=삼성전자]


10월부터 부분 가동을 시작한 제4 공장은 생산 능력이 24만 리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이다. 제4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2023년에는 생산 능력을 총 60만 리터까지 확대하게 됨으로써,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시장에서의 '초격차' 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출범 10년 만에 글로벌 20대 제약회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유치해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보고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제4 공장 건설에만 약 2조원을 투자했다.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 5000억원을 투자해 11만평 규모의 '제2 캠퍼스'를 조성하고, 이곳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해 바이오 분야에서의 초격차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찾아 생산 시설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가동을 시작한 제4공장을 직접 점검한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을 각각 만나 CDMO 및 바이오시밀러(의약품 분야 복제품) 파이프라인 확대 등 관련 사업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CDMO 분야에서는 제5 공장, 제6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생산 기술 및 역량을 고도화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항암·항염 치료제 위주로 구성된 파이프라인을 앞으로 안과, 희귀질환, 골다공증 등 난치병 분야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현장 행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부회장은 복권 이후 국내외 삼성 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임직원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복권 후 첫 공식 현장 방문은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R&D(연구개발)단지 기공식에서 이뤄졌다.

기흥 캠퍼스는 지난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곳으로, 1993년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를 달성하는 등 '반도체 초격차'의 초석을 다진 곳이다. 이후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생명 등 그룹 주요 계열사를 잇따라 찾아가 임직원 요청에 '셀카'를 찍는 등 격의 없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11월 회장 승격설 '솔솔'...사법 리스크 여전

해외 시장에도 활발하게 오갔다. 지난달에는 보름간 멕시코와 파나마, 영국 등지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과 해외 현장 경영을 펼쳤다. 최근 방한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ARM과의 포괄적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빅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찾아 생산 시설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오는 12일 예정돼 있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정기 회의에 참석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준법위는 서울고법 재판부가 삼성 내부의 감시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문에 따라 지난 2020년 2월 출범했다. 올 2월 출범한 2기 준법위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현'을 3대 중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만약 이 부회장이 참석할 경우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복원 등 조직 개편의 윤곽이 드러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준법위가 삼성 7개 계열사(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보험·삼성화재해상보험)의 합의에 따라 만들어진 조직인 만큼 '뉴 삼성'을 향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 부회장의 광폭 행보에 따라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시기상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을 앞둔 데다 11월 3일엔 임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어서다. 당장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가 다가오고 있고 11월 19일은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 등이 예정돼 있는 만큼 시기상으로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을 찾아 생산 시설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다만 사법 리스크는 해소해야 할 숙제다. 이 부회장은 이른바 '삼바 사건'으로 알려진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관련 공판으로 1년 넘게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초반만 해도 격주로 열렸던 재판은 작년 6월께부터 주 1회로 늘었다. 지난 3월부터는 3주에 한 번씩 금요일에도 재판이 열리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정 기업이 단일 사건으로 장기간 재판을 받는 경우는 이례적인 사례"라며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기업이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정치권의 배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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