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게시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50.38원, 디젤(경유) 가격은 2051.75원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유 가격의 휘발유 역전현상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기름값 상승은 전세계적인 재고 부족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석유제품 수급난이 벌어지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러시아산 경유, 석유제품 등에 각국 제재가 이어지면서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수요가 늘어 상승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정유업계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풀리지 않는 이상 당분간 가격 강세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석유제품에 의존하다시피 하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루블화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등 반발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름값 상승을 두고 2012년 미국과 이란과의 갈등 당시의 가격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내놓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2012년 4월 전국 평균 가격 2058.68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고유가 상황은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운송, 여객 등 산업계뿐 아니라 소비자 물가까지 영향을 받는다. 원유값이 10% 오르는 경우 소비자물가도 0.2~0.4%까지 오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높아지면서 생산은 줄어들고 물가는 오르는 공급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달 출범한 새 정부는 유류세를 법정 최대치인 30%까지 줄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류세 인하 시행 전 기름값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3%가량이었고, 시행 뒤에는 37~40%수준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기름값 자체가 워낙 올라 시민들은 유류세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류세는 정액제로 정해져 있어 인하를 하는 경우 가장 빨리 효과를 볼 수 있었다"며 "중국 봉쇄 장기화와 세계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 변수들이 많아 유류세 인하에도 당분간 꺾임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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