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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5대 금융 저축은행, 가계·기업대출 '두 토끼' 잡고 역대급 실적 경신

이아현 기자 2022-04-27 23:59:00

5대 저축은행, 1Q 당기순익 400억 육박 新기록

은행권 대출규제 풍선 효과…2금융에 쏠린 수요

"그룹 지주사와 합작 영업으로 호실적 이끌어"

[데일리동방]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계열 저축은행들이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 달성의 직접적 요인은 작년부터 이어진 금융당국발 고강도 대출 규제에 따른 은행권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린 '풍선 효과'가 지목된다. 

가계와 기업대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저축은행들은 견조한 팬더맨털 속에 그룹 지주사와 연계·합작 영업을 내세워 시너지를 창출했다. 각 그룹 내 저축은행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낸 셈이다. 27일 집계된 5대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총합은 3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3%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도 전년 대비 32% 늘어난 12조1151억원을 기록했다. 

◆ 대출 수요 2금융권으로 몰려··· 연계영업도 효과 톡톡
 
올해 1분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실적 성장을 이룬 데는 지난해 강화된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은행권의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한 영향이 있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고르게 성장해 대출 자산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이익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그룹사와의 연계대출을 통해 영업을 펼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준 것으로 나타났다. 연계대출은 시중은행에서 한도, 신용등급 등 이유로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 고객에게 같은 계열사 저축은행의 대출 상품으로 연결해주는 것을 말한다.
 
연계영업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강점으로 꼽힌다. 지주사들도 수익성 확대를 위해 연계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경영을 현재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과거 금융지주사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탓에 인수 초기에는 부실 자산이 많아 대규모 적자로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영업방식도 보수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저축은행은 수익성이나 건전성 측면에서 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불황과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업황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저축은행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주사의 효자 노릇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지주사 저축은행 중 순이익 1등 신한저축은행··· 83.5%↑
 

자료사진 [사진=신한저축은행]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1분기 가장 높은 실적을 낸 곳은 신한저축은행이다. 신한저축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2조8906억원으로 41.3% 늘어났다. 특히 신한저축은행은 같은 그룹 내 지방은행인 제주은행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달성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신한저축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는 올 1분기 기준 1.47%로 0.34%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는 6.91%포인트 상승한 17.08%를 기록했다. ROA와 ROE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ROA와 ROE가 높을수록 수익성이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신한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증가로 대출 자산이 많이 늘었다”며 “예대 마진이 확대된 부분이 실적에 반영됐고, 이번 부실채권 매각으로 매각 이익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순이익이 대폭 증가한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기업여신 부문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중금리대출 위주로 영업을 해왔지만, 올해는 리테일여신뿐만 아니라 기업여신 부문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는 기업여신을 활성화해 올해 순이익 35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신한저축은행이 ‘서민금융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올해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비대면 플랫폼 전면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을 고도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디지털 트렌드도 반영할 계획이다.

◆ 자산∙순이익 고른 성장, 지주사 저축은행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사진=KB저축은행]

KB저축은행의 올 1분기 순이익은 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지난해 대출 규제 영향에도 불구하고 대출 자산이 증가해 실적 성장을 이뤘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2조7545억원으로 3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KB저축은행의 ROA는 1분기 기준 1.12%로 전년 대비 0.19%포인트 상승했다. ROE는 전년 대비 0.06%포인트 하락한 11.29%를 기록했다.
 
KB저축은행은 가계대출 규제 영향에도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부문이 무난한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대출 자산이 증가하면서 순이익 또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주사와의 연계영업도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무난한 실적 성장을 이룬 KB저축은행은 올해 ‘차세대 시스템’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KB저축은행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을 탈바꿈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체 시스템을 ‘클라우드화’하는 것이 가장 큰 주축이다.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 후 모바일 앱인 ‘키위뱅크’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가계대출 성장에 ‘키위뱅크’가 효자 역할을 한 만큼 차세대 시스템이 구축되면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고도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KB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고른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대출을 좀 더 확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저축은행도 올 1분기 실적 상승을 이뤘다. 당기순이익은 7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2조6066억원으로 30.2% 늘었다. ROA는 전년 대비 0.1%포인트 오른 1.2%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ROE는 8.7%에서 8.1%로 하락했다.
 
하나저축은행은 기업 금융과 리테일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것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업 여신과 리테일 여신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며 “리테일의 경우 비대면 채널 고도화로 고객 유입이 늘었고 이에 따라 자산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앞으로 비대면 채널 고도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비대면 채널을 고도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 마케팅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한 금융 업권 환경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NH저축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7.5% 증가했다.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순이익은 89억원이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금융 자회사가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납부하는 분담금을 말한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2조363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2.9% 불어났다.
 
NH저축은행의 ROA는 전년 대비 0.27%포인트 상승한 1.63%를 기록했다. ROE의 경우 1.49%포인트 오른 12.78%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순이익과 자산이 전년비 30% 이상 증가한 것에 이어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수익성과 안전성을 고루 갖춘 NH저축은행은 최근 모바일 가입 고객 수 1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한 영향이다. NH저축은행은 디지털마케팅 채널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마련된 ‘NH FIC 월드’에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봄맞이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도 NH저축은행만의 가상공간에서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모바일 앱을 고도화해 고객 중심 서비스 출시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견실한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9% 급증했다. 총자산의 경우 1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후 1년여 만에 긍정적인 실적을 냈다. 자회사 편입 효과로 우리금융그룹의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20%까지 늘어나며 계열사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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