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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 실적 전망도] ①5대 그룹 1Q '맑음'…우리, 컨센서스 웃돌아 '함박웃음'

신병근 기자 2022-04-12 06:00:00

순익 컨센서스 상회 유일…전년 대비 16%↑

리딩금융 KB…금리 상승 탓 순이자익 견인

3위권 치열…하나-우리 예상 순익差 단 30억

금리 상승세에 힘입어 1분기 역대급 실적 기록이 전망되는 금융권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의 모습[사진=KB국민은행]


[데일리동방]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최대 수혜 직군으로 꼽히는 금융권이 또다시 역대급 실적을 갈아 치울 전망이다. 연초부터 오름세를 탄 시장 금리 영향이 컸다. 각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은행별 예대금리 차에 따른 순이자이익이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당국 기조에 발맞춰 미래 위기요소(리스크) 대비용 대손 충당금을 일찌감치 쌓아 비용 발생 부담을 상당수 덜었다.

올해 1분기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실적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KB와 신한금융 간 리딩금융 타이틀전 뿐만 아니라 하나와 우리금융이 3위 자리를 놓고 벌일 치열한 경쟁 구도 역시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 KB '리딩' 방어··· 4대 금융 투자의견 '매수'

11일 금융투자업계 조사 결과 올 1분기 5대 금융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은 △KB 1조2488억원(작년 동기 대비 0.7%↓) △신한 1조2350억원(3.6%↑) △하나 7869억원(5.8%↓) △우리 7839억원(16.7%↑) 순으로 나타났다. 비상자사인 농협금융 컨센서스는 별도 잡히지 않는다.

KB금융은 연간 통틀어 재작년, 작년에 이어 올해 들어 첫 분기 성적표부터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타이틀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B와 신한금융 간 예상 순익차는 140억원 가량으로 근소하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 점쳐지는 금융권 강세는 은행을 필두로 순이자이익이 전년보다 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코로나19 피로도가 다소 수그러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사실상 종료해 풍토병화를 의미하는 '엔데믹' 관련 기대감과 맞물리고 있다. 

주식 열풍이 식지 않은 채 이어진 증권사 호조세와 금융 자산 관심도가 높아진 제2금융권 계열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관련 보고서에서 "외국인 수급이 은행업종 주가에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할 때 작년 하반기 이후 개선된 수급 여건 또한 주가 사승에 도움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금융그룹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Buy)'를 보인다. 특히 목표주가 등락이 반복되는 다른 직군과 달리 은행업종은 기존 전망치를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했다. 이 중 동종 대장주로 꼽히는 KB금융 목표주가에 관한 금투업계 시각은 긍정적이다. 

SK증권은 최근 KB금융 목표주가를 기존 7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끌어올렸다. 복수의 증권사도 신한금융 5만7000원~6만원대, 하나금융 5만7000원~6만원대, 우리금융 2만원대 등 대부분 평이한 수준을 예고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집계한 추정치 평균값인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하면 농협을 제외한 4대 금융 중 우리금융 예상 실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금융은 전년 동기보다 16% 이상 순익이 뛸 것으로 예상되며, 4대 금융 중 1분기 순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지목된다.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업계가 내다본 컨센서스 대비 순익은 우리금융이 2.3% 더 높다. 이를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데, 하나금융이 10.0%로 가장 큰 폭으로 하회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1분기 증권가 '최선호' 금융 종목으로 꼽히는 우리금융그룹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창구의 모습. [사진=우리은행]


◆ 최선호 '우리'··· 기준금리 인상 관측에 시장도 들썩

작년 말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 꿈을 이룬 우리금융 선전은 이번 분기에서도 지속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금융권 '만년 4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우리금융은 1분기 하나금융에 3등 자리를 놓고 도전장을 내밀 형국이다. 업계가 추정한 하나와 우리금융 실적차도 단 30억원 가량에 불과해 초접전이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3대 금융 자리를 꿰찼던 하나금융이 증권사가 부재하고도 최고 실적 경신을 이어가는 우리금융에 오히려 쫓기는 양상이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우리금융 순익이 돋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순이자이익 중심 실적 개선에 힘이 실리면서다.

타사보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전체 실적의 80%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 실적 모멘텀을 이끌 요소로 꼽힌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지난 2~3년 동안 빠르게 안정화된 대손충당금 전입비율(CCR) 역시 실적 안정성을 확보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익스포저가 존재하나 실질적인 대출자산에 대한 충당금 부담은 100억~200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그룹 회장이 취임한 원년인 올해 첫 분기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경영관리시스템(ERP) 비용이 1700억원 이상 투입되고 환율 상승에 따른 비화폐성 환차손이 300억~400억원 발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강 연구원은 "하나금융 1분기 CCR은 20bp(1bp=0.01%포인트)로 추가 충당금을 반영해 전년 동기 대비 8bp 상승할 전망"이라며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CCR이 18bp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시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회원회(금통위)는 사상 초유의 한은 총재가 부재한 변수 등을 고려해 현 1.25%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쏠린다. 

하지만 다음달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기정사실로 되자 연준 스탠스에 맞춰 한은 금통위도 5월부터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업계 의견이 지배적이다.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을 선반영한 시장도 들썩이는 모습"이라며 "기준금리에 연계한 시장금리, 은행 대출 금리 등이 잇달아 오르면 은행 예대마진과 순이자익도 계속 불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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