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부 산업정책 키워드는 반도체? 인수위 구성 봤더니

[데일리동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8일 공식 출범했다. 인수위를 구성하고 있는 7개 분과 인수위원 24인의 활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윤 당선인의 공약대로 반도체 육성 정책이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인수위 내 7개 분과(기획조정,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경제1, 경제2,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가운데 경제 분야는 두 개로 나뉘어 있다. 경제1분과는 경제정책·거시경제·금융을 다루고 경제2분과는 산업·일자리 부문을 맡는다. 경제2분과는 4명의 인수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인수위원 중 간사를 맡는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정부 부처에서 15년간 공직 생활을 거친 뒤 2000년부터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인수위는 "시장 구조와 기업 전략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좋은 일자리 창출, 불필요한 규제 혁파 등 기업·산업계가 원활하게 소통하는 실용적인 산업 정책 입안에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가상화폐와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디지털 경제와 신산업 분야 전문가인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도 인수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반도체 엔지니어링과 미래기술 관련 총괄 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유웅환 SK텔레콤 고문과 한국인 최초 우주인에 도전했던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도 인수위원으로 활동한다.

눈에 띄는 점은 고산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이 SK그룹에 몸담았다는 부분이다. 이 간사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SK하이닉스 사외이사를 맡았다. 왕 교수는 2004년 SK그룹 SK경영경제연구소(상무)와 SK차이나 수석부총재(2005년)를 거쳐 2012년 SK중국경제연구소장(전무) 등으로 활약했다. 유 고문도 지난 2018년부터 SK텔레콤 오픈콜라보센터장과 SK이노베이션센터장(2019년)을 거쳐 2021년까지 ESG혁신그룹장(부사장)을 맡았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전문 기업으로, 매출액과 시장 점유율에서 글로벌 시장 상위권에 올라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SK맨 출신이자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을 경제2분과 인수위원에 집중 배치한 배경으로도 꼽힌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 특별 강연에서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제도적 여건 조성과 전력 공급 등의 지원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데이터 전문가, 인공지능(AI) 등 이른바 디지털 인재난이 심각한 상황을 감안해 디지털 분야 인재 10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공약도 세웠다.

이밖에 △디지털혁신부 신설 △생애 주기별 디지털 교육 △연구개발 지원 확대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를 목표로, AI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구축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정부 부처 사이트를 통합하는 등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인수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인수위원들은 오는 3월 9일까지 50여일간 활동하면서 차기 정부 운영 방향의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