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은 전 세계 모든 기업의 생존 화두로 지목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문 글로벌 3대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휩쓸었다. 이른바 ESG계 '그랜드 슬램'이다. 국내 리딩금융을 넘어 해외를 통틀어 최우수 사례로 평가받으면서 ESG 부문에서도 황금기를 맞은 셈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ESG경영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올해도 환경(E)을 위한 기후변화 전략 고도화, 사회(S)를 위한 책임경영 내재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G) 확산 등 다양하고 균형있는 전략을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KB가 하면 '최초' 그리고 '최고'… 유엔 공식 초청
윤 회장은 작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최고위급 회의'에 국내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 중 최초로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유엔 초청도 처음이지만 최고위급 회의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자격으로 자리한 윤 회장 개인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리프 요한슨 아스트라제네카 회장,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대표 등과 동석하며 '정의로운 넷 제로(Net Zero)의 미래'라는 주제로 논의했다. 윤 회장은 "고탄소 산업을 배제하면 그만인 네거티브 전략으로는 금융회사 넷 제로는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회 전체의 넷 제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KB금융은 친환경 전환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포지티브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금융 역시 유수의 기업들처럼 ESG라는 단어 사용과 함께 본격적인 핵심경영 좌표로 설정한 시점은 불과 2~3년 전에 불과하다. 하지만 성과를 올린 시점과 그 정도는 다른 기업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은 2년 전 이사회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ESG위원회를 신설했고,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오는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 규모로 늘리고 그룹 중장기 탄소 중립 전략인 'KB 넷 제로 S.T.A.R'를 실행 중이다. 이 모든 게 금융권에서 처음 시도한 것으로, 다른 금융그룹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윤 회장 특유의 선구안으로 업계 최초로 수립·실행한 ESG경영 방침은 최고의 성과로 이어졌다. 먼저 작년 10월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아시아 지역 금융회사들 중 첫 탄소감축 목표 관련 승인을 받았다. KB금융은 이 부문에서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을 2676만t으로 제시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MSCI 주관 ESG평가에서 AA등급과 함께 DJSI에서는 국내 금융사 최초 은행산업 부문 글로벌 1위 기록을 세웠다. 특히 DJSI 관련 6년 연속 '월드 지수'에 편입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입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승전보는 이어졌는데 지난달 CDP가 발표한 '2021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서 최상위 리더십 A 등급을 획득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실적을 토대로 KB금융은 이달 들어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발표한 은행산업 부문 '2022 지속가능 어워드'에서 국내 금융회사 중 유일한 '골드클래스'를 수상했다. S&P 글로벌은 기업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DJSI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각 산업별 우수기업을 골드, 실버, 브론즈 등 클래스로 구분해 선정하고 있다.
골드클래스는 DJSI 평가 결과가 산업별로 1% 이내 기업에게만 주어지는 최상위 등급이다. KB금융 측은 "전 세계 총 7554개 기업 중 75개 기업만이 이번 골드클래스로 선저됐다"며 "은행산업 부문에서는 KB를 비롯해 스페인 '방코 빌바오', 태국 '카시콘 뱅크' 등 3곳만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코로나19 극복 지원과 함께 아동 교육 발전, 여성 경력단절 해소,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ESG 중 S(사회) 분야 공헌활동으로 윤 회장 취임 원년인 2014년 이후 더욱 다채로워졌다는 평이다.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활동으로는 돌봄 공백 최소화를 목표로 국·공립 병설유치원과 초등 돌봄교실 신·증설이 대표적이다. 작년 말 기준 1061개 학교에서 초등돌봄교실 1228실, 병설유치원 568실이 신·증설돼 모두 1796개 교실이 조성됐다. 혜택을 받은 아동과 학생수만 3만6000명에 달한다.
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2500여개 교실 조성을 목표로 5만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작년 1월부터는 'KB라스쿨'을 운영 중인데 유명 강사를 섭외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하는 한편 대학생 멘토를 매칭한 진로·학습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직 교사의 내신관리, 수행능력평가 관련 주말 특강도 제공 중이다. KB금융은 참여 청소년을 상대로 원활한 온라인 강의 수강을 위해 태블릿PC를 무료로 지급하며 장학금 혜택을 늘리고 있다.
'KB굿잡' 사업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KB금융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으로 10여년 간 유지되고 있다. 다양한 취업 정보 제공은 물론 이력서 작성, 면접 준비 등에 필요한 취업 컨설팅을 무료로 실시하며 금융권 모범 사례로 각인됐다.
KB굿잡 하이라이트는 우수 중소·중견기업과 구직자의 만남을 주선하는 'KB굿잡 취업박람회'가 꼽힌다. 단일 규모 국내 최대 취업박람회로 호평 받는 KB굿잡 취업박람회는 현재까지 20회 개최했으며 누적 방문자수는 73만여명, 실제 2만2000여건의 일자리를 연결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 측은 "KB굿잡 취업박람회 기간 중 기업이 구직자를 채용하고 일정기간 고용 유지시에는 해당 기업에게 채용지원금을 지급한다"며 "앞으로도 채용을 독려하고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확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사회 거센 女풍…'G' 부문도 대내외 평가 정상급 석권
KB금융이 선도하는 ESG 방식은 캐나다 몬트리올 은행, 호주 국립은행 등 세계적 금융기관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DJSI 최고 등급인 월드 지수에는 2016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편입되고 있는데, 올해는 은행산업부문 경제·지배구조 영역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아 전체 1위에 등극했다.
국내에서 가장 권위있는 ESG 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평가에서도 KB금융은 작년에 통합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A+' 등급을 획득했다. 'A+' 보다 높은 'S' 등급 기관이 전무한 것을 고려할 때 KB금융은 사실상 최상위에 올랐다. KCGS로부터 평가받은 국내 모든 금융회사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E, S, G 개별 부문에서 모두 'A+' 등급을 받으면서다.
각 금융그룹 최고의사결정 기구로서 이사회 멤버가 대부분 남성들로 채워진 것과 달리 KB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2명이 여성이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최초 사례로 그룹 측은 여성 경영진과 중간관리자 확대, KB국민은행 본부 여성 인력을 위한 원칙 수립 등 양성평등을 위한 실질적인 이행 방안들을 실천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해 1월 글로벌 금융정보기관 블룸버그에서 발표한 '2022 블룸버그 양성평등 지수(BGEI)' 편입 기업으로 4년 연속 선정됐다. '여성역량강화원칙(WEPs)' 공식 지지기관으로서 KB금융은 양성평등 문화를 바탕으로 여성 인재가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지원 특화형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윤 회장은 "여성 인재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 교육 프로그램으로 'WE(Womans Empowerment) STAR 멘토링' 제도, 국민은행 'KB WE(Woman of Excellence) 과정', KB증권 'Value-up 과정', KB손해보험 'KB We 캠퍼스' 등을 이어가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인재 중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