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항목으로 떠올랐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재무지표로 기업을 평가하던 과거와는 달리 기업이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느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ESG 전담위원회를 만들고 사회공헌 부서를 확장하는 등 ESG 총력 태세에 나서고 있지만 ESG 평가에 오랜 역사를 가진 유럽, 미국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지속가능한 미래에 필요한 ESG 경영 방식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좋은 기업으로 일컬어지는 외국 기업들을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지난 2011년, 일본 식품 회사 메이지는 1916년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자회사가 생산하는 우유와 분유에서 방사능 세슘이 검출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유제품 업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의 제품에 하자가 있다는 것 자체도 문제였지만 이 사실을 알고도 2주 가까이 은폐했다는 점이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시민단체가 자체 검사를 통해 방사성 물질 검출 여부를 묻자 그제서야 입장 발표를 했던 것이다.
제품 무상 교체로 급한 불을 껐지만 타격을 입은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마침 국제 사회에서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었다. 글로벌 기업들이 환경 변화와 인권 등의 문제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요구도 많아졌다. 2009년 지주회사로 전환, 메이지 홀딩스라는 그룹 체계를 선보인 만큼 이미지 변신의 계기가 필요하기도 했다. 메이지 홀딩스는 지난해 1월 향후 3년 간 중기경영계획에 ESG 경영을 포함시켜 그룹 단위에서 300억엔(약 3117억 54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메이지 그룹은 지난 2018년, 설립 110주년을 맞는 2026년에 맞춰 '비전 2026'을 수립했다. 메이지 그룹은 애초 초콜릿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과업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은 물론 의약품과 영양제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비전 2026은 식품을 생산하는 '메이지', 신약을 개발하는 '메이지 세이카 파마' 등의 자회사와 함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기 위한 밑그림이다.
기능성 요구르트와 분유 등 핵심 사업을 강화하면서 신약 개발로 비즈니스 범위를 확대하는 등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공신력 있는 국내외 ESG 평가 기관의 신뢰를 바탕으로 비재무적인 부문도 강화한다는 게 핵심 전략이다. 메이지는 일본 외에 중국과 동남아, 미국 등에도 진출해있다.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해외 판매 비율 20% 증가, 자기자본이익률을 10% 이상 올린다는 계획이다.
비전 2026 실현을 위해 메이지 그룹이 중요하게 본 것은 사람이다. 중요한 경영 자원인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최근 그룹 내 인사 전략부를 신설했다. 노동 인구가 감소하고 다양한 업무 방식이 확산함에 따라 노동 시장의 가치관이 변화하는 만큼 인재 육성·채용, 직원 참여도 향상 등을 위해서는 사내 문화 개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부터 이른바 '다이아몬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여성과 장애인, 시니어, 외국인 인재 등은 물론 성소수자(LGBTQ+)까지 채용해 관심을 끌었다. 성별과 연령, 언어, 가치관 등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가치를 창조하는 것을 기업 경쟁력 향상에 필수라고 본 것이다.
그룹 전반적으로 워라밸을 중시하는 가운데 특히 여성의 역할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여성이 다양한 직무에서 한층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나 직장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여성들에게는 일하는 목적과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퍼스널 디자인 연수 등 커리어 개선이 가능한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직무 로테이션을 통해 업무 능력 형성을 돕는다. 여성들과 함께 일하는 관리직들에게는 여성의 활약을 이해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한다. 여성 관리직 비율도 점차 늘리고 있다. 지난 2016년 2.1%에 불과했던 여성 관리직 비율은 2020년 3.7%, 208명으로 늘었다.
◆카카오 재배 농장 지원·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전략에 무게
초콜릿은 메이지가 주력하는 주요 상품군 중 하나다. 메이지 홀딩스는 앞으로 초콜릿의 주재료인 카카오 콩을 조달할 때 자사가 직접 지원하고 있는 농가 지역에서 수확한 재료인, 이른바 '지속 가능한 카카오 콩'을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지속 가능한 카카오 콩 조달 비율 목표는 2020년 40%에서 2023년 65%까지 늘린 후 2026년 100%까지 맞춘다는 계획이다.
일부 국가와 지역에서 이뤄지는 아동 노동과 병충해에 따른 산림 감소 등 카카오 생산 농가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메이지 그룹은 현재 8개국에서 '메이지 카카오 서포트(MEIJI KAKAO SUPPORT)' 농가 지원 활동에 나선 상태다. 지정 농가에 생산성이 높은 3525개의 묘목을 배포하고 마을 내 우물 파기 활동을 통해 카카오 농장을 지원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사회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책이다.
농가 지원 사업은 또 있다. 메이지 그룹은 낙농 경영 지원 사업인 MDA(Meiji Dairy Advisory)를 통해 농장의 작업 개선과 경영 관리 기술 향상을 통해 낙농인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메이지의 직원이 농장과 함께 농장 경영 목표 달성을 두고 더 나은 환경과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다.
생산 현장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연료로 전환하고 고효율 설비를 도입하는 등 제품 제조 전 단계에서의 에너지 절약도 주목할 부분이다. 후쿠오카 현에 위치한 메이지 규슈 공장에서 기존 중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설비와 고효율 가스보일러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LNG는 온난화나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의 연소시 배출량이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비 전환으로 연간 약 9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다.
태양광이나 풍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 에너지 활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석유 같은 한정된 자원의 사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온난화 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양광 발전으로 전환하 이후 오사카 공장과 아이치 공장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각각 121톤, 475톤 줄었다고 메이지 측은 밝혔다.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해 제품 포장지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17년 대비 7700톤 절감한다는 목표 아래 음료 제품 80개의 빨대 원료를 바이오매스 배합 소재로 전환했다.
친환경 종이 사용도 확대하고 있다. 산림관리협의회(FSC) 등의 인증을 받은 종이를 제품 용기 포장이나 각종 인쇄물 등에 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메이지 측은 "2020년도까지 제품 포장 재료를 친환경 종이 재질로 바꾸는 작업이 거의 100% 완료된 상태지만 연간 사용량 기준으로는 전환율이 약 77% 수준"이라고 밝혔다. 작년부터는 제품뿐만 아니라 보고서 등 각종 인쇄물과 사무 용품 등에도 친환경 종이로 전환하는 등 환경 친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1년, 일본 식품 회사 메이지는 1916년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자회사가 생산하는 우유와 분유에서 방사능 세슘이 검출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유제품 업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의 제품에 하자가 있다는 것 자체도 문제였지만 이 사실을 알고도 2주 가까이 은폐했다는 점이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시민단체가 자체 검사를 통해 방사성 물질 검출 여부를 묻자 그제서야 입장 발표를 했던 것이다.
제품 무상 교체로 급한 불을 껐지만 타격을 입은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마침 국제 사회에서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었다. 글로벌 기업들이 환경 변화와 인권 등의 문제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요구도 많아졌다. 2009년 지주회사로 전환, 메이지 홀딩스라는 그룹 체계를 선보인 만큼 이미지 변신의 계기가 필요하기도 했다. 메이지 홀딩스는 지난해 1월 향후 3년 간 중기경영계획에 ESG 경영을 포함시켜 그룹 단위에서 300억엔(약 3117억 54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차별 없는 채용이 경쟁력"...여성 관리직 비율 확대
메이지 그룹은 지난 2018년, 설립 110주년을 맞는 2026년에 맞춰 '비전 2026'을 수립했다. 메이지 그룹은 애초 초콜릿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과업에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은 물론 의약품과 영양제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비전 2026은 식품을 생산하는 '메이지', 신약을 개발하는 '메이지 세이카 파마' 등의 자회사와 함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기 위한 밑그림이다.
기능성 요구르트와 분유 등 핵심 사업을 강화하면서 신약 개발로 비즈니스 범위를 확대하는 등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공신력 있는 국내외 ESG 평가 기관의 신뢰를 바탕으로 비재무적인 부문도 강화한다는 게 핵심 전략이다. 메이지는 일본 외에 중국과 동남아, 미국 등에도 진출해있다.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해외 판매 비율 20% 증가, 자기자본이익률을 10% 이상 올린다는 계획이다.
비전 2026 실현을 위해 메이지 그룹이 중요하게 본 것은 사람이다. 중요한 경영 자원인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최근 그룹 내 인사 전략부를 신설했다. 노동 인구가 감소하고 다양한 업무 방식이 확산함에 따라 노동 시장의 가치관이 변화하는 만큼 인재 육성·채용, 직원 참여도 향상 등을 위해서는 사내 문화 개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부터 이른바 '다이아몬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여성과 장애인, 시니어, 외국인 인재 등은 물론 성소수자(LGBTQ+)까지 채용해 관심을 끌었다. 성별과 연령, 언어, 가치관 등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가치를 창조하는 것을 기업 경쟁력 향상에 필수라고 본 것이다.
그룹 전반적으로 워라밸을 중시하는 가운데 특히 여성의 역할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여성이 다양한 직무에서 한층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나 직장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여성들에게는 일하는 목적과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퍼스널 디자인 연수 등 커리어 개선이 가능한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직무 로테이션을 통해 업무 능력 형성을 돕는다. 여성들과 함께 일하는 관리직들에게는 여성의 활약을 이해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한다. 여성 관리직 비율도 점차 늘리고 있다. 지난 2016년 2.1%에 불과했던 여성 관리직 비율은 2020년 3.7%, 208명으로 늘었다.
◆카카오 재배 농장 지원·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전략에 무게
초콜릿은 메이지가 주력하는 주요 상품군 중 하나다. 메이지 홀딩스는 앞으로 초콜릿의 주재료인 카카오 콩을 조달할 때 자사가 직접 지원하고 있는 농가 지역에서 수확한 재료인, 이른바 '지속 가능한 카카오 콩'을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지속 가능한 카카오 콩 조달 비율 목표는 2020년 40%에서 2023년 65%까지 늘린 후 2026년 100%까지 맞춘다는 계획이다.
일부 국가와 지역에서 이뤄지는 아동 노동과 병충해에 따른 산림 감소 등 카카오 생산 농가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메이지 그룹은 현재 8개국에서 '메이지 카카오 서포트(MEIJI KAKAO SUPPORT)' 농가 지원 활동에 나선 상태다. 지정 농가에 생산성이 높은 3525개의 묘목을 배포하고 마을 내 우물 파기 활동을 통해 카카오 농장을 지원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사회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책이다.
농가 지원 사업은 또 있다. 메이지 그룹은 낙농 경영 지원 사업인 MDA(Meiji Dairy Advisory)를 통해 농장의 작업 개선과 경영 관리 기술 향상을 통해 낙농인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메이지의 직원이 농장과 함께 농장 경영 목표 달성을 두고 더 나은 환경과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다.
생산 현장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연료로 전환하고 고효율 설비를 도입하는 등 제품 제조 전 단계에서의 에너지 절약도 주목할 부분이다. 후쿠오카 현에 위치한 메이지 규슈 공장에서 기존 중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설비와 고효율 가스보일러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LNG는 온난화나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의 연소시 배출량이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비 전환으로 연간 약 9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다.
태양광이나 풍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 에너지 활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석유 같은 한정된 자원의 사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온난화 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양광 발전으로 전환하 이후 오사카 공장과 아이치 공장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각각 121톤, 475톤 줄었다고 메이지 측은 밝혔다.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해 제품 포장지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17년 대비 7700톤 절감한다는 목표 아래 음료 제품 80개의 빨대 원료를 바이오매스 배합 소재로 전환했다.
친환경 종이 사용도 확대하고 있다. 산림관리협의회(FSC) 등의 인증을 받은 종이를 제품 용기 포장이나 각종 인쇄물 등에 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메이지 측은 "2020년도까지 제품 포장 재료를 친환경 종이 재질로 바꾸는 작업이 거의 100% 완료된 상태지만 연간 사용량 기준으로는 전환율이 약 77% 수준"이라고 밝혔다. 작년부터는 제품뿐만 아니라 보고서 등 각종 인쇄물과 사무 용품 등에도 친환경 종이로 전환하는 등 환경 친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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