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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CBDC 시대 개막] ①한국은행 코인 발행 초읽기…금융권‧핀테크, 지갑 서비스 ‘봇물’

김태환 기자 2021-05-25 06:00:00

한국은행 CBDC 모의 테스트 진행

‘분산원장’ 기술 금융 생태계 접목

은행권, 내부 CBDC 구축 작업 돌입

네이버·카카오 등 핀테크 업체 참여

[사진=한국은행 제공]


[데일리동방]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모의실험을 진행하면서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과 핀테크 기업들은 CBDC 발행에 대비해 관련 플랫폼을 시범적으로 구축하고 개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지갑을 출시하고 있다. CBDC가 본격적으로 유통될 때 송금과 결제 등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6월부터 내년 1월까지 CBDC가 통용되는 가상환경을 구축해 실전 모의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CBDC는 국가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지금까지는 화폐를 은행 등 민간금융기관이 보관·지급역할을 이행했지만, CBDC는 분산원장 기술이 적용돼 개인 고유의 디지털 지갑에 화폐를 보관하고 결제와 전송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거래가 이뤄졌을 때 중앙 금융기관의 서버에만 기록하지 않고, 개인 지갑과 금융기관 동시에 기록된다.

6월부터 진행될 모의실험에는 CBDC의 제조부터 발행‧유통‧환수‧폐기까지 주기별 처리 업무와 송금·대금결제 등의 전 과정을 가상환경에서 실제처럼 테스트할 예정이다. 특히 시중은행, 카드, 증권사 등 기존의 지급결제 시스템과 금융 생태계 내에서 문제없이 통용되도록 만드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들은 CBDC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지갑을 적극 출시하는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블록체인 랩(Blockchain Lab)에서 개발한 기술을 갖추고 있는 ‘라인플러스’, 페이 시스템을 갖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 등과 함께 한국은행 모의실험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 라인플러스는 아시아 다수 국가들과 협업해 CBDC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도 CBDC플랫폼 구축 관련 기술력 확보하고 한은 모의실험에 입찰한다는 계획이다.

 

[CBDC 연구 추진 일정, 사진=한국은행 제공]



은행들도 미리 CBDC 발행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LG CNS와 공동으로 CBDC 발행에 대비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할 계획이다. 개인고객과 가맹점이 CBDC 결제, 송금, 환전, 충전을 할 수 있도록 개발 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CBDC와 관련한 기술 검증과 전자 지갑 구현, 관련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며 하나은행도 CBDC 발행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CBDC를 포함한 디지털 가상 자산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려고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과 관련 기업에 지분 투자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개인 고객이 CBDC를 저장하고 이용하도록 해주는 디지털 지갑 출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융자산, 전자문서, 모바일 신분증 등을 관리하고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월렛 ‘쏠(SOL)지갑’을 출시했다. ‘쏠’ 지갑은 간편결제, 포인트, 쿠폰, 마이 자산, 디지털 자산, 외화자산, 전자문서지갑, 디지털서류함, 공과금 납부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앞서 신한카드는 자사 앱인 신한페이판의 ‘마이월렛’(My월렛)에 다른 은행 송금, 모바일 ID(학생증·전자증명), 한도 확충 기능을 추가하는 등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마이월렛은 신한카드가 결제, 이체·송금, 신분증 기능을 한 곳에 담아 선보인 디지털지갑 서비스다.

부산은행도 지난해 10월 결제와 송금, 수당관리 등 분산된 지급수단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지갑 서비스를 지난해 10월 출시했다. 디지털화폐 발행 플랫폼 기능을 통해 공공기관에선 정책지원금 등을 디지털 바우처로 발행, 시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지갑을 출시, 3개월 반 만에 1000만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지난해에는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의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클립’도 출시했다. 두 지갑 모두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돼 개인 간 송금과 페이 기능을 지원한다.

박성준 동국대 암호화폐연구소장은 “기존에는 화폐 유통 시스템을 은행이 가지고 있었지만 CBDC는 사실상 은행 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유통할 수 있게 되기에 (CBDC 유통이 이뤄진다면) 금융사 전체가 디지털 원화 유통 시스템 갖춰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CBDC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최일선 플랫폼인 디지털 지갑을 선점하면 CBDC를 내재한 상태에서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이 나타나고 경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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