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나란히 렌터카 업체와 손잡고 배터리 서비스 사업을 함께하기로 했다. 배터리 기업들은 렌터카 업체와의 협력으로 주행 정보 확보뿐 아니라 배터리 구독경제까지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렌터카 업계 1위 롯데렌탈과 BaaS(Battery As A Service)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BaaS란 수리·충전·대여·재사용·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서비스를 일컫는 말이다.
이번 협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기술력을 활용해 롯데렌탈과 다양한 전기차 특화 서비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도 이날 그룹 계열사인 그룹 계열사 SK렌터카와의 협력해 배터리 모니터링 시범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구축, 분석 역량을 발전시켜 다양한 BaaS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배터리 업체가 완성차 업체가 아닌 렌터카 업체와 BaaS사업 협력에 나서는 것은 다양한 환경에서의 전기차 주행 정보와 배터리 상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렌터카, 배터리 정보 얻는 최적의 수단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아직 기술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코나EV 화재 사고와 같이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과의 조율 문제나 주행 환경 문제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주행 환경별 배터리 상태’에 대한 정보다.
업계에서는 수많은 고객이 다양한 목적지로 주행하는 렌터카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롯데렌탈과 제휴를 통해 차량 배터리 현재 용량과 안전 상태·미래 퇴화도 예측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배터리 평가 인증서를 발급하는 전기차 상시 진단·평가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자사 배터리 분석 역량과 SK렌터카의 자동차 통합 관리 솔루션 ‘스마트링크’를 더해 배터리의 실시간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실시간 배터리 사용 데이터 분석 △배터리 수명 예측 △과열 및 이상 징후를 감지 등이 가능하다.
지난 3월 롯데렌탈·SK렌터카·현대캐피탈 등 렌터카 업체들이 보유 차량을 2030년까지 100% 전기·수소차로 바꾸겠다는 ‘무공해차 전환 선언’을 했다. 배터리 기업 입장에선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점점 늘어나는 셈이다.
◆윈-윈 위한 '배터리 구독' 노림수도
배터리 기업이 렌터카 업체와의 협력을 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배터리 구독(대여) 사업’에 있다.
향후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차량 관리비를 줄일 수 있고 배터리 없이 자동차만 살 수 있게 돼 차량 구매 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 확대를 위해서는 차량 관리비를 줄이고 차량 수는 늘려야 하는 렌터카 업체 특성을 고려하면 배터리 기업의 가장 안정적인 고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활용할 수 있는 노후 전기차 배터리를 꾸준히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도 배터리 업체이 렌터카 업체와 협력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김유석 SK이노베이션 마케팅 본부장은 “전기차 배터리 사용이 다한 후에는 친환경적인 배터리 재사용 공급으로 이어져, 성숙한 BaaS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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