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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굿바이 LG폰]③3500 MC 직원 운명은?

김성훈 기자 2021-04-05 15:30:08

LG에너지·이노텍·유플러스·전장 부문 등 신사업 추진 계열사로 재배치 유력

1차 협력사 일야, 실적 악화 거래 정지..."하도급법 문제될 가능성도"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사진=LG전자]



[데일리동방]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3500명에 달하는 MC사업본부 직원들의 거취도 불분명해졌다. 구조조정은 없다는 권봉석 사장의 약속에도 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LG전자 휴대폰에 부품 등을 공급하던 협력업체들도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지난 1월 권봉석 사장이 사내 메일을 통해 “MC사업본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전한 이후부터, MC사업본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거취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직에 대한 고민은 물론, 그룹 내 유망 계열사나 현재 업무와 유사한 사업부로 옮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수를 공식 발표한 지금도 직원 재배치 관련된 소식이 나오지 않다 보니, 부서 이동과 관련한 부정적인 소문도 돌고 있다.

최근 설립된 사무직 노조에 가입하면 지방으로 발령이 날 수도 있다거나, 직원 적응력을 고려해 나이순으로 유리한 보직에 이동시킨다는 루머 등이다.

업계에서는 MC사업본부 직원들이 이동할 곳으로 LG에너지솔루션·LG이노텍·LG유플러스 등 계열사를 비롯해, 오는 7월 설립 예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을 꼽는다.

신사업 확대로 인력이 더 필요해진 계열사나 사업부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에서는 “아직은 인력 재배치 관련한 어떤 요청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LG전자 내부에선 창원공장 등 지방으로 발령이 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LG전자는 지난 2019년 경기도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LG 하이퐁 캠퍼스’로 이전했을 때도 평택 스마트폰 생산인력을 창원의 생활가전 생산 공장으로 재배치했다.

해외공장의 경우 TV·가전공장으로의 용도 전환을 추진 중이다.

모든 직원이 MC사업본부를 떠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제품의 AS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지식재산권 관리 등을 위한 최소한의 인력은 남을 예정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는 것은 MC본부 직원들 뿐만이 아니다.

LG전자에 휴대폰 부품 등을 공급했던 1차 협력사 ‘일야’는 지난 2월 실적 악화로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 증권 거래가 정지됐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매출처인 LG전자 스마트폰 생산 중단 결정에 따른 거래 종료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9년 LG전자가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어려움이 커졌다.

일야 측은 당시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에 따른 국내 발주량이 급감했다”며 “LG전자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적자 지속으로 파트너십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협의가 안 됐고, 지난해 협력관계를 끝냈다.

이번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베트남 이전 때보다 협력업체들에 훨씬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감이 사라지면 1차 협력사 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사도 연쇄적으로 실적이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협력업체는 수백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는 고객사가 다양한 업체들도 있지만, LG전자에만 맞춰 부품을 공급해온 회사의 경우 그야말로 ‘생사기로’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 직원들의 경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약속이라도 있지만, 협력업체 관련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계약이 남은 업체의 경우 하도급법 문제로도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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