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국내 건설기계 산업의 지형도가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40%), 점유율 2위 현대건설기계(20~30%)가 하나의 그룹사에 묶이면서 외형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업계순위 2, 3위를 다투던 볼보건설기계와도 압도적인 차이를 갖게 된다.
글로벌 지형도 변한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5%, 3.7%다. 순위로는 각각 20위와 9위에 올라 있다. 양사 점유율을 단순합산한 수치는 스웨덴 볼보건설기계(5.2%)와 같다. 글로벌 5위 수준이다.
생산 및 판매 부문에서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면 순위는 보다 높아질 수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현대건설기계는 2만1195대의 건설기계를 생산했고, 두산인프라코어 생산량은 2만4612대다. 양사의 설비 가동률이 70~80% 수준이고, 증설이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합산 생산량은 이보다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캐터필러(12.6%, 1위), 일본 고마츠(11.9%, 2위)를 제외한 3~5위 기업 점유율 차이가 1% 안팎에 불과한 만큼 보다 높은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연구개발 및 글로벌 인프라 공유도 성장 잠재력으로 꼽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수입 건설기계 시장의 약 28%를 점유하고 있다. 캐터필러에 이은 점유율 2위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주목받는 신흥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양사가 구축해 놓은 생산, 판매, AS망을 공유한다면 글로벌 빅2 신흥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북미 시장 공동 공략도 기대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신속 대응을 위해 커스터마이제이션 센터(Customization Center) 구축을 진행중이다. 한국에서 공급받은 반제품을 현지에 맞춰 조립하는 시설이다. 미국에는 시에트, 애틀란타, 마이애미 등 3개 지역에 부품 공급 센터를 오픈했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벨기에 유럽 통합 신사옥을 통해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만큼 양사 협력으로 중복 인프라 투자를 줄일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현대건설기계가 직접적으로 받는 이득도 많다. 현대건설기계의 주력인 대형 굴삭기와 지게차, 산업차량에 더해 두산인프라코어의 강점인 휠로더, 굴절식 덤프트럭으로 제품 구성을 늘릴 수 있어서다. 엔진사업 부문이 없는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를 통해 부품을 조달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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