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SK루브리컨츠가 지분 매각을 통해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머지 않아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 및 신규사업 투자재원 마련을 위하여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SK루브리커츠 매각과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혹은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잠재적 인수희망자를 찾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시작된 지분 매각설에 대해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과는 달리 업계에서는 이미 매각 절차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달 내로 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하고 있는 루브리컨츠 지분 49%로, 경영권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의 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추진은 ESG 경영 강화 목표를 달성하고, 친환경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로, 윤활기유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성장성이 높은 고품질 제품인 그룹3기유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친환경을 비롯한 ESG를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정유사업 특성상 탄소 감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에 답하듯 지난해 10월 ESG 강화 비전을 발표했다.
새로운 비전을 ‘Make It Move, Make It Green’으로 정하고, 그린밸런스2030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린밸런스2030이란 2030년까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의 비전이다.
루브리컨츠는 이를 위한 3가지 핵심 포트폴리도 발표했다.
△고기능성 친환경 윤활유 제품 중심의 시장 점유율 확보 △전기차용 윤활유 제품 확대 △친환경 분야에서의 윤활유솔루션 제공 등이다.
업계에서는 SK루브리컨츠가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실탄을 이 3대 중점 사업의 확대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K루브리컨츠가 이번 지분 매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2조원 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SK루브리컨츠의 프리미엄 기유로 만들어진 고효율 엔진오일이 감축하는 이산화탄소량(Co2)은 연간 약 1400만t으로 추산된다. 기유는 윤활유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료다.
전기차용 윤활유 부문에서도 SK루브리컨츠는 이미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전용 윤활유를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의 모터·기어 박스 윤활유 공급과 전기차·ESS 등의 통합 열관리 관점에서의 연구 개발도 이어갈 방침이다.
마지막 핵심 사업인 윤활유 솔루션 사업의 경우 육상·해상 풍력 발전 설비 운영을 위해 필요한 윤활유 제품의 개발과 공급을 통해, 재생에너지 설비용 윤활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가 상반기 중 지분 매각을 통해, 연내에 사업 체질 전환을 목표로하는 것 같다”며 “정유사업의 부정적 꼬리표를 떼고 그룹 기조에 발 맞추기 위한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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