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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롯데지주·신세계 회사채 수요예측에 '뭉칫돈'

강지수 기자 2021-01-18 17:23:12

풍부한 유동성과 실적 회복 기대감↑…'AA' 우량채 수요 쏠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물산]


롯데지주(AA, 안정적)와 신세계(AA, 안정적)가 발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모집액의 최대 5배가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연초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부침을 겪었던 유통업계가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를 끌어들일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가 지난 15일 2500억원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19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10년물 회사채로 발행한 ESG 채권 발행금액 300억원에도 3배에 달하는 900억원이 들어오면서 올해 SRI채권에서도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신세계가 공모 회사채 20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14일 진행한 수요예측에도 9400억원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모집액의 5배가 넘는 수요를 확보했다. 신세계가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은 2018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사모채와 장기CP를 통한 자금조달 경로를 크게 늘렸다. 실적 악화로 인한 미매각 우려로 수요예측을 기피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공모채 시장에서 오버부킹에 성공하며 다른 양상을 보였다. 경기 회복 기대감과 시중에 풍부해진 유동성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AA급 회사채에 수요가 쏠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연초 기관투자자 자금집행이 재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금흐름 개선과 온라인 전환 등 양사의 실적 기대감도 우호적 투자 심리 조성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롯데지주는 올해 주요 계열사로부터 받는 브랜드 사용료 595억과 자회사 배당수익 등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칠성 지분 추가 인수로 지분법이익 인식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는 롯데지주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8055억원과 1592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 379%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회복이 예상되면서 기저효과로 인한 실적 가시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백화점 등 주력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올해 2분기부터 전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SSG닷컴 매출액도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작년보다 50% 이상 늘어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실적 회복 기대감도 투자 심리에 일부 반영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지주와 신세계는 당초 계획했던 액수보다 회사채 발행 금액을 늘릴 계획이다. 25일 회사채 발행 예정인 롯데지주는 최대 4000억원의 증액발행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도 21일 회사채 발행 예정을 앞두고 3000억원 증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유통업계에도 이같은 수요 확대의 훈풍이 번질지 주목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8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을 16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1조745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온 바 있다. 올해는 신세계푸드와 롯데글로벌로지스, 호텔롯데 등도 회사채 발행에 나설 전망이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지주와 신세계 모두 AA급 우량채이고,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까지 반영되면서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복 정도는 확신할 수 없지만 지난해 유통업계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만큼 작년보다는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실히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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