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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신세계SSG닷컴 vs 롯데온 '오픈마켓'서 맞붙는다

강지수 기자 2020-10-27 05:00:00

신세계 SSG닷컴 12월 오픈마켓 서비스 시작

롯데 4월 오픈마켓 진출...'롯데온 살리기' 총력

쿠팡·네이버 약진 속 차별화 전략에 주목

[사진=아주경제DB]


 
신세계그룹 통합온라인몰 SSG닷컴이 오픈마켓 전쟁에 뛰어들면서 신세계와 롯데가 또다시 맞붙게 됐다. 네이버, 쿠팡 등 오픈마켓 강자들이 군림하는 속에서 늦깎이로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든 두 유통공룡들의 진검승부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올해 12월 론칭을 목표로 오픈마켓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입점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초부터 SSG닷컴 오픈마켓 진출을 꾸준히 타진해왔다. 지난 2월에는 이용약관을 개정해 '통신판매중개서비스'와 '플랫폼 개발 운영 서비스'를 사업 영역에 추가했고, 지난 6월에는 신세계그룹 간편결제서비스 'SSG페이'를 흡수 통합했다.
 
롯데는 이보다 앞선 지난 4월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 출범 직후 오픈마켓을 병행해 왔다. '명품ON' 등으로 직매입 명품을 판매하기도 하는 롯데온은 품질 보증을 위해 직매입과 오픈마켓 '투 트랙' 전략을 펼쳤다. 출범 초기 800만건이었던 롯데온 상품 건수는 현재 약 7500만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중 오픈마켓 상품은 7000만개 이상으로 약 80% 이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가 쌓아온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모두 버리겠다"며 온라인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집무실을 서울 종로구 공평동 SSG닷컴 본사에 새로 마련하고 온라인 관련 사안을 직접 챙기는 중이다.
 
◆ 오픈마켓 진출, 선택 아닌 필수
 
롯데와 신세계는 비교적 늦게 오픈마켓에 뛰어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이후 온라인 쇼핑 비중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유통공룡인 신세계와 롯데 또한 그룹내 이커머스 채널 강화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오픈마켓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성장하는 이커머스 업계에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상품 수를 늘리면 검색 유입과 충성 고객이 늘어날 수 있고, 플랫폼에 유입된 고객의 직매입 제품 구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 위메프와 티몬 모두 지난해 직매입 체제를 줄이거나 없애고 오픈마켓 전환을 가속화했다.
 
광고 수입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일찍이 오픈마켓에 뛰어든 업체들의 매출 절반 이상이 광고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프는 지난해 8월 오픈마켓 전환 이후 판매수수료 매출이 작년보다 14.3% 증가했고, 티몬은 지난 3월 직매입·직배송 형태의 '슈퍼마켓'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 첫 흑자를 냈다.
 
SSG닷컴 또한 상품 가짓수를 높이는 것이 오픈마켓 진출의 첫 번째 목표라고 밝혔다. 쓱닷컴은 지금까지 직매입과 협력사 제품으로 대부분의 상품을 구성해 왔다. 입점 문턱을 높인 만큼 품질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상품 가짓수가 약 1000만 개로 적다는 점은 성장 한계로 지목돼 왔다. 오픈마켓을 운영 중인 쿠팡의 상품 가짓수는 2억~3억개 정도로 추산된다.
 
◆ 유료멤버십·저가 전략·배송 강화...경쟁업체 수성 전략 '봇물'
 
신세계와 롯데가 이커머스 성장을 도모하고 있지만 쿠팡·네이버 등 상위를 달리는 경쟁업체들의 공세는 여전히 매섭다.
 
쿠팡은 일찍이 유료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를 선보였다. 매달 2900원만 내면 로켓배송과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받을 수 있어 출시 두 달만에 회원 100만명을 유치했다. 현재 고객은 5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에는 '로켓제휴'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오픈마켓 시장까지 잰걸음을 펼치고 있다. 아마존 풀필먼트 서비스를 본떠 만든 로켓제휴는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판매자 상품을 물류창고에 대신 보관하고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네이버스토어'로 오픈마켓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 또한 CJ와 포괄적 사업 제휴를 추진하면서 물류 인프라 확대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거래액 기준으로 국내 1위 이커머스 사업자이지만 물류망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물류 투자가 이루어지면 간편 결제와 포인트를 앞세웠던 네이버쇼핑은 물류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다.
 
◆ 롯데쇼핑 '롯데온 살리기' 총력...신세계 전략은? 
 
업계는 한 발짝 늦게 오픈마켓에 진출한 신세계가 판매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끌어들이는 똑똑한 운영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온은 하반기 총력전에 나선다. 롯데온은 상반기 쿠팡과 네이버 등의 오픈마켓 독주가 이어지면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분기 온라인 시장이 17% 성장할 때 롯데온 성장률은 1.2%에 그쳤다.
 
배송서비스를 3가지로 구분해 배송에도 힘을 실었다. 롯데마트·백화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2~3시간 내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 생필품 즉시 배달 서비스인 '한 시간 배송', 온라인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는 '스마트픽' 등이다.
 
이달부터는 2조원 규모의 할인 물량을 준비한 대규모 할인 행사 '롯데ON세상'을 진행하면서 가격 경쟁에도 나섰다. 롯데 유통 계열사가 대거 참여하는 할인 행사로, 50만개 상품을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내놓지 않은 SSG닷컴은 먼저 판매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SG닷컴은 내년 1월까지 제휴 수수료를 면제하고 3월까지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이후 판매 수수료율을 평균 7% 수준으로 책정하고, 네이버 쇼핑검색 등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결제한 경우 제휴수수료 2%를 추가할 예정이다.

또 당월 판매액이 100만원 미만인 영세 판매자를 제외한 전체 판매자에게 셀러마다 월 9만9000원의 기본 판매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매출 연동 수수료를 받는 경쟁사들과 달리 낮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상품 품질에서 차별화를 주기 위해 일정 비율만 오픈마켓으로 운영하는 '관리형 오픈마켓' 형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상품 품질 보증이 필요한 명품 등의 제품에 한해서는 직매입을 하고 나머지 상품은 오픈마켓으로 판매하는 형태다.

신세계는 최근 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그룹의 이커머스 자회사인 SSG닷컴 대표에 겸직하게 했다. 강 대표는 지난해 10월 외부에서 영입된 유통 전문가다. 강 대표의 겸직을 통해 그룹 내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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