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최근 우리카드(AA)와 하나카드(AA)의 신용등급 하향변동요인이 조정됐다. 지난해 이익창출력이 저하하면서 재무건전성 지표 저하로 이어진 탓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정부의 규제에도 대부분 카드사는 기존 등급변동요인을 유지한 데 비해 상반된 결과다.
박광식 한기평 금융2실장은 “지난해 실적을 통해 가맹점수수료 인하의 영향 및 규제에 대한 각 카드사의 대응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재무건전성 관리 부담이 증가한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하향변동요인을 변경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기평이 제시한 우리·하나카드의 기존 신용등급 변동요인은 ‘시장점유율 등 시장지배력이 저하되거나,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저하’였지만, 최근 ‘총자산순이익률(ROA) 1% 미만 지속’ 등 각 사에 맞춰 구체적인 평가 지표와 수치로 변경 제시했다.
변경된 평가요인은 우리카드 ‘ROA 1% 미만 지속, 레버리지배율 6배 초과’, 하나카드는 연체채권비율(금감원기준) 3% 이상, ROA 1% 미만 지속‘이다.
우리카드의 ROA는 2018년 1.3%에서 지난해 1.1%로 줄어들었으며, 차입금 의존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배율은 규제 수준인 6배에 가까운 5.6배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말 시행된 가맹점수수료 인하의 영향으로 이익창출력이 저하된 결과다.
박 실장은 “마케팅비용 감축을 통한 대응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대손비용과 판관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제반 수익성 지표가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하나카드의 ROA는 지난해 말 기준 0.7%로 1% 아래를 기록했다. 2018년 1.3%에서 대폭 감소한 수치다. 연체채권 비율은 2.1%로 우리카드가 1.6%를 기록하는 등 경쟁 업체(peer) 대비 열위한 수준이다. 박광식 실장은 “충당금적립률은 205.6%로 절대적인 자산건전성 지표는 우수지만 향후 건전성 추이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나카드는 영업자산 구성 중 리볼빙 자산을 포함한 대출성 자산 비중이 카드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신규자산 편입 둔화로 자산건전성이 peer 대비 가장 열위한 상황이다. 지난해 순이익이 2018년 말 대비 47% 감소한 56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같은 기간 영업자산 증가율도 5.5%에서 2.3%로 큰 폭으로 저하됐다.
또 지난해 전체 영업자산 7조3904억원 중 대출서비스 자산이 2조7246억원으로 36.9%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자산 구성은 운용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건전성 관리에는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실물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더욱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
박 실장은 “코로나19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이익창출력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수익기반 확대, 비용감축 노력, 대손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하나카드의 레버리지배율은 5배로 우리카드와 롯데카드(AA-/5.9배)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며, 만기 1년 이내 자산/부채 비율도 29.1.6%로 자산·부채 만기가 안정적으로 대응되고 있는 등 유동성 대응 능력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카드사에는 자산 부실 가능성이 확대된 점이 가장 큰 위기로 꼽힌다. 코로나19가 민간소비 등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카드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실업률 상승, 자영업자 폐업 등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고위험 카드대출의 부실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으며, 카드사의 자본적정성이 크게 저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자기자본 보유 수준(신종자본증권 제외)과 대손충당금 적립액 등을 고려한 부실완충력은 우리·하나·롯데카드가 상위 등급 카드사보다 열위하다”고 말했다. 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다른 조건이 지난해와 동일한 상황에서, 앞서 추정한 코로나19에 따른 이익감소 금액을 2019년 구매실적 점유율에 따라 배부할 경우, 위 3사의 영업이익률이 1%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는 등 이들 카드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면밀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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