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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국제현대무용제, '홀로코스트'· '이민자'· '갑과 을' 다루며 공존 모색

전성민 기자 2019-05-02 16:10:18

2019 모다페, 5월16일부터 30일까지

[2019모다페 기자간담회에 참가한 김혜정 조직위윈장, 안무가들, 홍보대사 정경호, 홍보서포터즈. 사진=국제현대무용제 제공]

제38회 국제현대무용제가 춤을 통해 ‘공존’을 이야기한다.

제38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 2019 기자간담회가 2일 오전 광화문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38회를 맞는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는 국내 최장수 현대무용축제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세계의 유명 현대무용단에서 관심을 많은 받는 레퍼토리를 소개하는 한국의 대표 현대무용축제다.

금년에는 ‘MODAFE, we’re here together for coexisDance!’를 슬로건으로 공존에 대해 이야기한다. 13개국 27개 예술단체 134명의 아티스트들이 5월16일부터 30일까지 15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및 소극장, 이음아트홀, 마로니에 공원 일대를 비롯 이음아트센터 앞 야외무대에서 춤 잔치를 벌인다.

주목할 만한 작품이 많다. 모다페 개막작이기도 한 이스라엘의 키부츠현대무용단 라미 비에르 예술감독의 세계초연작 ‘Asylum 피난처’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 가족의 일원이기도 한 예술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그가 어려서 겪어야했던 소속과 정체성, 이질성에서 오는 감정들과 난민의식을 기괴한 표정과 괴성, 확성기를 통해 들리는 고압적인 소리 등을 활용해 춤으로 표현했다.

때론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동요 ‘우가, 우가(Uga, Uga)'가 히브리어로 연주되며 고향과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자신과 난민을 위로한다. 

키부츠현대무용단은 한국인이 열광하고 사랑하는 세계적인 이스라엘 현대무용단으로 이번 공연에는 특히 2014년 한국인 최초로 키부츠현대무용단에 입단한 김수정 무용수를 비롯, 석진환, 정정운 무용수가 함께 해 더욱 의미가 깊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무용수 3인과 라미 비에르 예술감독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는 5월16일 첫 공연이 끝나고 마련되어 있다.

유이 가와구치의 ‘안드로폴라로이드 1.1’는 일본에서 독일로 이민을 온 안무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이민자가 겪는 혼란과 추방의 느낌, 낯선 것들과 친숙한 것들의 경계에서 오는 감정, 사방에서 들리는 모국어 일본어와 이민국가의 언어인 독일어에 파묻혀 느끼는 경계인으로서의 소외감, 혼란스러움 등을 빛과 소리, 움직임의 콜라주로 풀어낸다. 2010년 솔로 초연작으로 당시 댄스 프라이스 쾰른에서 우승하기도 한 작품이다.

메타댄스프로젝트 정단원인 정진아 안무가의 ‘bossy, la’는 ‘갑’과 ‘을’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상황들을 군무와 솔로의 대립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댄스프로젝트 트라이앵글 전미라 안무가의 ‘신성한 캐노피 (The Sacred Canopy)’는 신성한 보호자이자 지붕, 덮개인 ‘부모’를 상징하는 ‘캐노피’ 아래에서 아이의 말은 물론 일상적인 움직임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는 부모와 그 속에서 고통 받는 아이와 몸의 아우성을 그렸다.

다음으로 그간 모다페에 잘 소개되지 않았던 ‘아시아’의 현대무용도 만날 수 있다. 2019 모다페 국제공동협업작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댄스커뮤니티(이하 아시아댄스) 안애순 안무가의 ‘히어데어(HereThere)’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은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대만, 라오스, 베트남, 인도, 한국의 8개국 17명의 무용수를 선발해 아시아에 퍼져 있는 원무 중 하나인 ‘강강술래’를 차용하여 만든 작품이다.

아시아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와 다양한 경험을 담고 있는 ‘몸’이라는 매개체로 아시아의 전통과 현재, 다양성에 관하여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김혜정 조직위원장은 “개막작 ‘피난처’와 ‘here there'를 주목해 달라. 시민참여프로그램도 발전했다. 대학로 야외무대 현대무용으로 하나되며 행복한 공존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9 모다페 홍보대사인 배우 정경호는 “가장 오래된 현대무용 축제에 참가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감사하다”며 “연락이 왔을 때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현대무용을 잘 알지 못하지만 공연예술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관객들께서도 편하게 보시면서 감동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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