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설치된 가로 7m, 세로 4m가량의 하얀색 방은 성스러운 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방안에는 은행나무로 만든 성모 마리아상이 홀로 기도를 하고 있고, LED로 만든 간접 조명은 마치 천상의 빛처럼 쏟아진다. 최종태 작가의 투박한 조각에 최유종 교수의 설계가 만들어낸 걸작이다.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최종태(86) 개인전 '영원의 갈망'(The Longing of Eternity)이 10월 11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을 비롯해 파스텔화, 드로잉 등 40여 점을 선보인다.
또한 김형국 가나문화재단 이사장은 최종태 작가의 예술의 사회학을 내용으로 책 '하늘에서 걸 조각 한 점'을 출판해 전시의 의미를 더했다.
전시 주제인 '영원의 갈망'에 대해 사랑과 결부시킨 해석을 내놓는가 하면 예술가의 끊임없는 도전에 말하기도 한다.
최종태 작가는 "우리는 유한에서 살기 때문에 뭐든지 유한하고 무한은 모른다. 근데 그게 늘 궁금하다" 며 "영원의 세계, 무한의 세계는 잡을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다. 그런데 예술가는 거기를 향해 서 있다. 예술가는 누구든지 자기가 의식하던 의식하지 못 하던 간에 그런 존재이다"라고 강조했다.
가나아트센터 1전시장과 2전시장에는 얼굴 조각 시리즈와 2017년도부터 시작한 연필 드로잉 인물화가 걸려 있다.
무쇠로 만든 'Face' 작품은 소금 칠을 여러 번 해서 자연스럽게 부식시킨 것이 특징이다. 쇠에 물감을 칠해서 마감한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부식시켜서 자연스러운 색감을 연출 했다.
연필과 볼펜으로 그린 'Drawing' 연작은 이번에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볼펜으로 형태를 그린 다음에 연필심을 갈아서 가루로 만들어 손에 묻혀서 명암을 표현했다. 지난 2017년 팔을 다쳐 병상에 있던 작가는 연필과 볼펜으로 드로잉을 시작했고 그것이 발전해서 색연필이나 사인펜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드로잉의 대상은 다양한 여자의 얼굴이다. 딱히 사진이나 실물을 보고 그린 것이 아닌 상상에 의한 형태이며, 작가는 '한국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최종태 작가는 "누구 얼굴이라고는 없다. 그냥 한국 사람이다. 미술대학 1학년부터 보고 그린 적이 한 번도 없다" 며 "평소에 본 것을 머리로 생각해서 그렸다"고 강조했다.
나무이지만 점토를 구워서 만든 테라코타 느낌이 나는 'Untitled' 작품도 흥미롭다. 단순화된 형태의 여인이 손을 포개거나 기도를 하는 모습은 마치 성모상을 보는 듯하다.
이 작품은 나무를 깎은 다음에 옹기 만드는 흙을 접착제와 섞어서 바른 것이다.
나무의 따뜻하고 가벼운 질감을 흙이 감싸면서 좀 더 무게 있고 차분한 인상을 준다.
작가가 나무 재료로 늘 은행나무를 사용한다. 손쉬운 작업 때문이다. "거의 다 은행나무가 많다. 깎기가 쉽고 연하고 좀이 안 먹는다. 어떨 때는 칠을 안 한 은행나무를 그대로 쓸 때도 있다."
홀로 서 있는 작품을 보면 어떨 때는 외로워 보인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50년 전부터 둘을 붙여 놓은 작품을 계속 제작해오고 있다.
두 조각은 얼굴을 맞대고 같은 표정을 하고 있으며 손은 서로를 향해 뻗고 있다. 맞닿은 얼굴과 손으로 서로를 의지하며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두 사람 조각을 시작한 것은 68년 무렵이다. 연속적으로 계속 해왔다. 몇 년 있다 또 하고 몇 년 있다 또 하고..혼자 놓으면 외로워서 둘이 됐다."
삼국시대의 보살상인 반가사유상의 영향을 받은 작품도 눈에 띈다. 여인이 손가락을 뺨에 댄 채 명상에 잠긴 반가사유의 자세로 서 있다.
최 작가는 "반가사유상이 좋아서 만든 작품이다. 세계 미술사에서 좋은 것을 뽑으라면 반가사유상, 석굴암, 일본에 있는 백제 관음보살상, 서양의 비너스 등이 있다" 며 "그리스 로마 조각은 형태미가 있고 석굴암이나 반가사유상은 높은 정신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3전시장에 들어서면 하얀색 벽으로 된 커다란 '기도하는 방'이 전시장 한가운데 설치돼 있다.
방 안에는 색을 안 입힌 날것 그대로의 은행나무로 만든 성모상이 서 있고, 위쪽에는 서광이 비치듯 조명 시설이 돼 있다. 관람객이 들어서면 기도를 안 하고 못 배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가장 최근에 만들었다. 작가가 '기도하는 방'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건축가가 설계한 다음에 다시 작가가 방을 직접 보고 만든 맞춤형 작품이다.
최 작가는 이 작품을 설명하면서 세계 미술사로부터 어디든지 다 연결되면서 거기로부터 떠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속에는 석굴암부터 장승까지 한국 미술사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사가 다 있다. 기본적으로 세계미술사를 다 포함하고 있으면서 그것에서 벋어나야 내 작품이 된다. 그런데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하면 죽어다 깨어나야 한다. 나도 됐는지 안됐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정도 됐다고 본다"
전시장에는 처음 시도한 파스텔로 그린 대형 그림 작품도 전시됐다.
80대 중반을 노(老) 작가는 아직도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형성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이번 전시도 본인이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한 '점검'이라고 표현했다.
"내가 세계 미술사를 빠져나왔냐? 아직 못 빠져나오고 마지막 문턱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냐? 그것은 아직 모르겠다. 머리는 나왔다 하더라도 마음에 묻은 잔재가 있다. 이것이 깨끗하게 벗겨져야 한다. 그것은 내가 이번 전시회를 열고 소감이라고 하면 그게 제일 나한테는 중요하고 큰 것이었다."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최종태(86) 개인전 '영원의 갈망'(The Longing of Eternity)이 10월 11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을 비롯해 파스텔화, 드로잉 등 40여 점을 선보인다.
1~3전시장의 전시 공간은 최유종 충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가 설계에 참여했다. 특히 3전시장에 설치된 '기도하는 방'은 전시장에 성당을 세운 것 같다.
또한 김형국 가나문화재단 이사장은 최종태 작가의 예술의 사회학을 내용으로 책 '하늘에서 걸 조각 한 점'을 출판해 전시의 의미를 더했다.
전시 주제인 '영원의 갈망'에 대해 사랑과 결부시킨 해석을 내놓는가 하면 예술가의 끊임없는 도전에 말하기도 한다.
12일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형국 이사장은 "사랑이 영원하기 때문에 사람의 삶은 영원하다. 생존에 있을 때는 주변 사람과 세상에 대한 사랑, 죽고 난 다음에는 영혼에 대한 사랑이 계속된다" 며 "삶이 영원한 것은 사랑이 영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종태 작가의 작품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종태 작가는 "우리는 유한에서 살기 때문에 뭐든지 유한하고 무한은 모른다. 근데 그게 늘 궁금하다" 며 "영원의 세계, 무한의 세계는 잡을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다. 그런데 예술가는 거기를 향해 서 있다. 예술가는 누구든지 자기가 의식하던 의식하지 못 하던 간에 그런 존재이다"라고 강조했다.
가나아트센터 1전시장과 2전시장에는 얼굴 조각 시리즈와 2017년도부터 시작한 연필 드로잉 인물화가 걸려 있다.
무쇠로 만든 'Face' 작품은 소금 칠을 여러 번 해서 자연스럽게 부식시킨 것이 특징이다. 쇠에 물감을 칠해서 마감한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부식시켜서 자연스러운 색감을 연출 했다.
연필과 볼펜으로 그린 'Drawing' 연작은 이번에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볼펜으로 형태를 그린 다음에 연필심을 갈아서 가루로 만들어 손에 묻혀서 명암을 표현했다. 지난 2017년 팔을 다쳐 병상에 있던 작가는 연필과 볼펜으로 드로잉을 시작했고 그것이 발전해서 색연필이나 사인펜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드로잉의 대상은 다양한 여자의 얼굴이다. 딱히 사진이나 실물을 보고 그린 것이 아닌 상상에 의한 형태이며, 작가는 '한국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최종태 작가는 "누구 얼굴이라고는 없다. 그냥 한국 사람이다. 미술대학 1학년부터 보고 그린 적이 한 번도 없다" 며 "평소에 본 것을 머리로 생각해서 그렸다"고 강조했다.
나무이지만 점토를 구워서 만든 테라코타 느낌이 나는 'Untitled' 작품도 흥미롭다. 단순화된 형태의 여인이 손을 포개거나 기도를 하는 모습은 마치 성모상을 보는 듯하다.
이 작품은 나무를 깎은 다음에 옹기 만드는 흙을 접착제와 섞어서 바른 것이다.
나무의 따뜻하고 가벼운 질감을 흙이 감싸면서 좀 더 무게 있고 차분한 인상을 준다.
작가가 나무 재료로 늘 은행나무를 사용한다. 손쉬운 작업 때문이다. "거의 다 은행나무가 많다. 깎기가 쉽고 연하고 좀이 안 먹는다. 어떨 때는 칠을 안 한 은행나무를 그대로 쓸 때도 있다."
홀로 서 있는 작품을 보면 어떨 때는 외로워 보인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50년 전부터 둘을 붙여 놓은 작품을 계속 제작해오고 있다.
두 조각은 얼굴을 맞대고 같은 표정을 하고 있으며 손은 서로를 향해 뻗고 있다. 맞닿은 얼굴과 손으로 서로를 의지하며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두 사람 조각을 시작한 것은 68년 무렵이다. 연속적으로 계속 해왔다. 몇 년 있다 또 하고 몇 년 있다 또 하고..혼자 놓으면 외로워서 둘이 됐다."
삼국시대의 보살상인 반가사유상의 영향을 받은 작품도 눈에 띈다. 여인이 손가락을 뺨에 댄 채 명상에 잠긴 반가사유의 자세로 서 있다.
최 작가는 "반가사유상이 좋아서 만든 작품이다. 세계 미술사에서 좋은 것을 뽑으라면 반가사유상, 석굴암, 일본에 있는 백제 관음보살상, 서양의 비너스 등이 있다" 며 "그리스 로마 조각은 형태미가 있고 석굴암이나 반가사유상은 높은 정신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3전시장에 들어서면 하얀색 벽으로 된 커다란 '기도하는 방'이 전시장 한가운데 설치돼 있다.
방 안에는 색을 안 입힌 날것 그대로의 은행나무로 만든 성모상이 서 있고, 위쪽에는 서광이 비치듯 조명 시설이 돼 있다. 관람객이 들어서면 기도를 안 하고 못 배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가장 최근에 만들었다. 작가가 '기도하는 방'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건축가가 설계한 다음에 다시 작가가 방을 직접 보고 만든 맞춤형 작품이다.
최 작가는 이 작품을 설명하면서 세계 미술사로부터 어디든지 다 연결되면서 거기로부터 떠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속에는 석굴암부터 장승까지 한국 미술사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사가 다 있다. 기본적으로 세계미술사를 다 포함하고 있으면서 그것에서 벋어나야 내 작품이 된다. 그런데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하면 죽어다 깨어나야 한다. 나도 됐는지 안됐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정도 됐다고 본다"
전시장에는 처음 시도한 파스텔로 그린 대형 그림 작품도 전시됐다.
80대 중반을 노(老) 작가는 아직도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형성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이번 전시도 본인이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한 '점검'이라고 표현했다.
"내가 세계 미술사를 빠져나왔냐? 아직 못 빠져나오고 마지막 문턱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냐? 그것은 아직 모르겠다. 머리는 나왔다 하더라도 마음에 묻은 잔재가 있다. 이것이 깨끗하게 벗겨져야 한다. 그것은 내가 이번 전시회를 열고 소감이라고 하면 그게 제일 나한테는 중요하고 큰 것이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