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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물류' 넘어 '비계열' 성장 가속…현대글로비스, 소비재 물류로 영역 확장

정보운 기자 2026-02-10 15:48:08
자동차 해운 의존 줄이고 K-뷰티 풀필먼트로 비계열 매출 확대 시동 수익성보다 포트폴리오…비계열 매출 키우는 중장기 전환 포석
현대글로비스 자동화 물류센터 내부 모습이다 [사진=현대글로비스]

[이코노믹데일리]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 해운 중심의 전통 물류 구조에서 벗어나 K-뷰티 풀필먼트 사업을 앞세워 수익 구조 전환에 나선다. 경기 변동성과 규제 부담이 큰 완성차 물류 의존도를 낮추고 반복 수익이 가능한 이커머스·소비재 물류로 사업 축을 이동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글로비스의 변화는 최근 확보한 K-뷰티 물류 사례에서 드러난다. 더스킨팩토리가 운영하는 헤어·바디케어 브랜드 '쿤달(KUNDAL)'의 물류를 전담하며 단순 운송이 아닌 입고·보관·포장·출고를 아우르는 풀필먼트 역량을 시험하고 있다.

단순 운송을 넘어 이커머스 풀필먼트 전반을 맡는 구조로 수도권에 위치한 첨단 자동화 물류센터를 활용한다. 국내 배송은 물론 향후 해외 수출을 겨냥한 직판형 역직구(CBT) 물류와 통관, 항공·해상 운송까지 연결한 전 구간 일괄 엔드 투 엔드(E2E)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화장품 물류 확보 자체보다 현대글로비스의 사업 방향 전환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운반선(PCTC)을 기반으로 완성차와 부품을 대량 운송하는 해상·육상 물류에 강점을 가진 전형적인 중후장대형 물류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계약 규모와 물동량은 크지만 선박 투자 부담과 연료비·인건비 등 고정비가 크고 경기 변동과 환경 규제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점에서 수익성 측면의 한계도 함께 안고 있었다.

반면 화장품을 포함한 이커머스·소비재 물류는 물량 자체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보관·포장·시스템 사용료와 데이터·자동화 운영 비용, 해외 배송·통관 수수료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다. K-뷰티는 다품종·소량 주문이 반복되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자동화 설비와 데이터 기반 운영 역량을 갖춘 물류사에 유리한 시장으로 꼽힌다. 대형 계약 한 건에 의존하는 자동차 해운과 달리 주문이 누적될수록 수익이 쌓이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마진 구조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현대글로비스가 K-뷰티 풀필먼트에 주목한 배경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전환과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친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자동차 물류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커머스 물류를 중장기 '완충 장치'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무인운반차(AGV) 등 자동화 설비를 갖춘 물류센터와 데이터 기반 운영 시스템을 통해 수요 변동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품종·소량 주문이 반복되는 이커머스 환경에서 자동화와 시스템 경쟁력이 핵심이라는 판단 아래 뷰티 제품 특성에 맞춘 보관·출고 프로세스를 통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대기업 물류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과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글로벌 통관·항공·해상 운송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E2E 체계는 중소 물류사가 단기간에 구현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물류 경쟁 축이 '운송 수단 규모'에서 '시스템과 플랫폼 역량'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 K-뷰티는 글로벌·이커머스·반복 물량이 결합된 대표적인 시험 무대로 꼽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K-뷰티 풀필먼트를 시작점으로 패션·생활용품 등 소비재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자동차 물류 전문 기업'에서 '종합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으로 포지션을 넓히려는 중장기 구상에 나섰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K-뷰티 풀필먼트는 단기적인 수익성을 보고 접근한 사업이라기보다 자동차 물류에 집중돼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실행 단계로 이해해 달라"며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비계열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뷰티를 시작으로 패션, 바이오 등 다양한 이커머스 소비재 영역에서 풀필먼트 사업을 이미 진행 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다"며 "20년 넘게 축적한 물류 운영 경험과 글로벌 거점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고객사들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