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동국씨엠, AI 표면 검사로 컬러강판 품질 관리 방식 전환…'눈으로 보던 검사' 한계 넘는다

정보운 기자 2026-01-30 17:10:01
숙련공 의존 벗고 데이터 기반 품질 관리로 전환 검사 자동화 넘어 예지형 생산 관리로 진화 수만 종 색상·패턴에도 결함 잡아내는 AI 하이브리드 모델
동국씨엠 부산공장 컬러강판 생산라인에 AI기반 표면 결함 검출 기술 'DK SDD'가 적용된 모습이다. [사진=동국홀딩스]

[이코노믹데일리] 동국제강그룹 냉연도금·컬러강판 전문 계열사 동국씨엠이 인공지능(AI) 기반 표면 결함 검출 기술을 상용화하며 제조 현장의 품질 관리 방식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간 컬러강판 품질 검사는 숙련 인력 육안에 의존해 왔다. 이러한 상황 속 고속·대량 생산 체계에서 반복되는 인력 부담과 품질 편차 문제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구조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동국씨엠은 AI 기반 강판 표면 결함 검출 기술 'DK SDD(Surface Defect Detector)'를 개발해 일부 생산 라인에 적용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컬러강판 표면 결함 검출은 그동안 검사자가 수천 미터에 달하는 코일을 육안으로 확인해야 하는 대표적인 노동집약 공정으로 생산량 확대와 함께 품질 관리의 병목 구간으로 지적돼 왔다.

컬러강판은 표면 디자인과 색상이 수만 종에 달해 기존 규칙 기반 자동 검사 기술로는 결함과 정상 패턴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프린트 컬러강판의 경우 무늬 자체가 결함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아 자동화가 가장 더딘 분야로 꼽혀왔다. 동국씨엠이 AI 기반 기술 확보에 3년 이상 투자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DK SDD는 규칙 기반 기법과 딥러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제품 이미지 특성을 스스로 학습해 결함 여부를 판별한다. 고해상 카메라가 생산 중인 강판을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분당 130m에 이르는 고속 생산 환경에서도 이상 징후를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순 검사 자동화를 넘어 반복 결함 패턴을 축적·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기술과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동국씨엠은 해당 기술을 부산공장 건재용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2CCL 라인에 적용해 상용화를 시작했으며 프리미엄 가전용 컬러강판 라인인 5CCL과 7CCL에서도 성능 검증을 진행 중이다. 까다로운 가전용 품질 기준을 충족할 경우 전 생산 라인으로의 확대 적용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 도입을 '품질 관리 자동화'보다 한 단계 진화한 '예지형 생산 관리'로 평가한다. 결함 발생 이후 선별·조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반복적 이상 패턴을 통해 설비 상태나 공정 조건 변화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생산 관리자가 조업 조건을 선제적으로 조정하거나 설비 점검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동국씨엠은 내년까지 부산공장 컬러강판 전 라인에 DK SDD를 적용하고 검사 결과를 MES(생산관리시스템)와 자동 연동해 품질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인력 운용 효율화와 함께 클레임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품질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AI의 학습 정확도 역시 높아지는 구조다.

이 같은 행보는 동국씨엠이 추진 중인 '지능형 공장' 전략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회사는 부산공장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등대공장'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비 자동화와 공정 지능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강판 전용 자동 폭 계측 기술을 자체 개발해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AI 기반 표면 검사까지 영역을 넓혔다.

동국씨엠은 AI 기반 품질 관리 기술을 발판으로 공정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생산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육안 검사에 의존하던 제조 현장의 한계를 넘어 품질·생산·설비 관리가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