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세 차례 규제에도 못 잡은 서울 아파트값…'주택공급추진본부'가 진정시킬까

우용하 기자 2026-01-05 10:06:30
지난해 서울 집값 12.17% 상승…전국 평균의 두 배 국토부, 공급 컨트롤타워 출범…추가 대책에 관심 쏠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이코노믹데일리] 세 차례에 걸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거래는 위축됐지만 공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가가격 상승의 불씨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출범한 정부의 ‘주택공급추진본부’가 이 같은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은 12.17%를 기록했다. 사실상 매달 1% 안팎의 상승세가 이어진 셈이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5.75%로 서울은 전국 평균을 유일하게 웃돌았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거래량은 줄었지만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지 못한 결과 서울 아파트값이 19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시작으로 9월 주택 공급 확대 방안, 10월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이를 두고 규제 중심의 접근이 시장에 엇갈린 신호를 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는 관망세로 밀려난 반면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는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시장에 남았다는 분석이다. 거래만 막았을 뿐 가격을 끌어내릴 만한 요인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공급 대책의 체감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9·7 공급 확대 방안은 구체적인 물량과 일정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10·15 대책 이후에는 신규 전세 물량이 줄어들며 전셋값 상승 압력이 가해졌고 전세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빠르게 진행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단기 과열 양상이 다소 진정됐다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거래 위축에 따른 숨 고르기를 안정 국면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핵심 문제는 공급 여건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주택 분양 실적은 ‘0가구’를 기록했다. 1~11월 누적 기준으로도 서울 분양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넘게 줄어든 1만2219가구에 그쳤다. 착공과 준공 등 선행 지표까지 일제히 둔화되면서 공급 기반 자체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 불안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약 3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지며 가격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단기적인 규제로는 수요를 눌러도 가격 흐름을 꺾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배경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주택 공급 전담 상설 조직인 ‘주택공급추진본부’를 출범시키며 공급 속도전을 선언했다. 21년간 임시 조직으로 운영돼 온 공공주택추진단을 실장급 조직으로 확대·개편한 것으로 택지·도심·정비 등 국토부 내에 흩어져 있던 공급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 체제 강화를 강조했다. 또 미국 출장 후 수도권 주요 부지 개발 등을 골자로 한 공급 대책을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급 실행 조직을 갖췄다고 해서 곧바로 시장 불안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에는 신중론이 따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공 주도의 공급 정책이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주거복지’와 ‘시장 안정’이라는 두 목적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공임대나 소규모 공급 위주의 정책은 주거 안전망 구축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한 시장 수요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연초 공급 대책의 성패는 물량의 ‘숫자’보다 ‘질과 타이밍’에 달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 차례 규제에도 잡히지 않았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을지는 이번 공급 전략이 얼마나 빠르고 구체적으로 시장에 신호를 줄 수 있느냐에 달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