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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친구탭 3개월 만에 원상복구… 목록과 피드 선택 가능

선재관 기자 2025-12-16 13:59:47
"내 친구 목록 돌려내" 항의 통했다 카카오톡 오늘부터 확 바뀐다
카카오톡 '친구' 탭. [사진=카카오]

[이코노믹데일리] 카카오(대표 정신아)가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카카오톡 친구탭 개편을 3개월 만에 사실상 철회했다. 카카오는 16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업데이트를 통해 친구 목록을 기본 화면으로 복원하고 논란이 됐던 피드형 화면은 선택 옵션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이용자에게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선택권을 넘긴 것이다. 친구탭 상단 메뉴가 ‘친구’와 ‘소식’으로 분리돼 이용자는 자신의 사용 패턴에 맞춰 화면을 설정할 수 있다. 친구 탭을 선택하면 기존처럼 익숙한 리스트 형태의 목록이 나타나고 소식 탭을 누르면 프로필 업데이트 등을 모아보는 격자형 피드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이는 지난 9월 단행한 파격적인 UI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카카오는 체류 시간 확대와 콘텐츠 노출 강화를 노리고 소셜미디어(SNS) 형태의 격자형 피드를 전면 도입했으나 직관성이 떨어지고 친구 목록 확인이 불편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앱 마켓 평점이 1점대까지 추락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원상복구 요구가 빗발치자 결국 카카오는 개편 일주일 만에 재수정을 약속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국민 메신저’로서의 본질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한다. 무리한 수익화와 플랫폼 확장 전략이 핵심 서비스인 메신저의 기본 사용성을 해칠 경우 이용자 이탈이라는 치명적인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카카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서비스 개편 시 일괄 적용보다는 이용자 선택권을 우선하는 신중한 접근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조치로 카카오가 추진해 온 광고 및 커머스 결합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관계 기반 추천과 콘텐츠 노출을 통해 체류 시간을 늘리려던 계획이 선택형 UI로 전환되면서 그 효과가 구조적으로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사용자 경험의 안정성과 플랫폼 수익화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으며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