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화, 호주서 오스탈 19.9% 지분 확대 승인…미 해군 공급망 겨냥 전략

정보운 기자 2025-12-12 14:19:15
필리조선소·오스탈 연계해 미국·호주 시장 동시 공략
지난 8월 열린 한화 필리조선소 선박 명명식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방산·조선 분야 확장에 속도를 내는 한화그룹이 호주 정부로부터 글로벌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Austal) 지분 추가 인수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오스탈은 미국에서도 조선소를 운영하며 미 해군 군함을 건조·납품하는 기업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필리조선소에 이어 해외 선박건조 거점을 확대하고, 미국 해양 방산 시장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오스탈 지분을 9.9%에서 19.9%로 늘리는 한화의 제안에 대해 엄격한 조건 아래 반대하지 않기로 한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명확한 권고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추가 지분 인수가 이뤄지면 한화그룹은 오스탈의 기존 1대 주주인 호주계 사모투자회사 타타랑벤처스(상반기 말 기준 19.28%)를 넘어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차머스 장관은 "이번 제안에 따라 한화는 오스탈 지분을 19.9% 이상으로 늘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화그룹도 이번 지분 추가 인수는 오스탈과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지분 확대 의사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앞서 지난해부터 오스탈 인수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4월에는 오스탈 경영진이 인수 제안을 거절하면서 무산됐으나 지난 3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장외거래 방식으로 오스탈 지분 9.9%를 인수했다.

이후 19.9%까지 지분을 늘리기 위해 호주와 미국 정부에 승인을 신청했고 지난 6월에는 먼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서 100%까지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것으로 허가받았다. 오스탈은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지정돼 해외 기업 매각을 위해서는 호주와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호주에 본사를 둔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과 샌디에이고 등에서 조선소를 운용하며 미국 군함을 건조·납품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다.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 지원함 시장 점유율은 40∼60%로 1위다.

한화그룹은 이번 승인을 계기로 한화오션의 조선 사업 역량을 오스탈의 글로벌 사업에 접목해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또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지난해 말 인수한 필리조선소에 기반해 미국과 호주의 해양 방산 시장에서 공동 사업 저변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호주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앞으로 원활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미국 사업 등 상호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