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내 LCC 경쟁 심화…장거리·틈새 노선으로 돌파구 모색

류청빛 기자 2025-11-17 15:46:21
에어프레미아, LA·뉴욕·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 등 미주 노선 확대 티웨이항공, 일본 소도시 구마모토·사가 등 틈새 노선 시장 공략 제주항공, 인천-하코다테 노선을 단독 운행…주 3~4회 운항 중
에어프레미아의 '보잉 787-9 드림라이너' 항공기 [사진=에어프레미아]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장거리 노선 확대와 해외 소도시 노선 발굴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은 단거리 노선의 공급 과잉과 운임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비교적 단가가 높은 장거리 노선과 경쟁이 덜한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먼저 에어프레미아는 중장거리 중심의 노선 전략을 앞세워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주 노선 비중이 전체 운항 횟수의 약 60%에 달하며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등을 집중적으로 운항 중이다.
 
특히 LA 노선은 취항 3년 만에 국내 총 LA 노선의 점유율 15.3%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총 19만 1023명이 이 노선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되며 에어프레미아의 대표 장거리 노선으로 자리 잡았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LA 노선은 장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핵심 노선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해외 소도시 노선은 경쟁이 치열한 단거리 주요 노선과 달리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방문 수요가 늘자 노선이 부족한 일본 소도시로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티웨이항공은 인천–구마모토 노선을 주 7회, 인천–사가 노선을 주 4회 운항하는 등 일본 소도시 노선 확대에 적극적이다. 지난 9월에는 일본정부관광국과 협력해 일본 소도시 항공권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수요 확보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틈새 노선 전략이 단순히 '경쟁 회피'를 넘어 장기적으로 수익 안정성과 네트워크 다변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도시 중심의 안정적 수익원이 마련되면 항공사의 장거리·단거리 노선의 변동성 완화에 도움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노선 다변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와 운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기단 확장 등 사업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장거리 안정화를 기반으로 향후 실적 개선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안전 운항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인천-하코다테 노선을 단독으로 운행한다. 지난 6월부터 신규 취항했고 현재 주 3~4회 운영중이다. 일본 훗카이도의 소도시 하코다테는 훗카이도 속 유럽이라고 불리며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하코다테부터 마쓰야마·시즈오카·오이타·히로시마·가고시마 등 일본 지방 노선을 연이어 취항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으로 노선 네트워크를 확대해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거리 중심으로 운영돼 온 과거 LCC 구조는 공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운임 경쟁이 심해졌고 계절·노선별 수요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 폭이 커지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은 경쟁 강도가 낮은 장거리 노선과 특정 지역의 거주 수요·관광 수요가 꾸준한 해외 소도시 노선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 노선은 평균 운임 단가가 더 높거나 수요 기반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단거리 노선의 수익 변동성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단거리 위주 모델은 운임 하락과 탑승률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노선을 다변화해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항공사만이 앞으로의 경쟁에서 버틸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