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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서열 2위 리창, 北당창건 80주년 참석차 방북

정세은 기자 2025-10-07 15:35:18
시진핑은 방북 안해…APEC 참석 예정 북·중·러 '3각 연대' 과시 가능성 높아
최선희 북한 외무상(왼쪽)이 지난 29일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한다고 북한과 중국 당국이 7일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리 총리가 북한 정부 초청에 의해 당 및 정부대표단을 이끌고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참석해 북한을 공식친선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초청에 응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9일부터 11일까지 중국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하고 북한을 공식 우호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5년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던 중국 권력 서열 5위 류윈산 당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 방북보다 더욱 격상된 수준이다.
 
일각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시 주석은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그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북한의 당 창건일 행사에 중국 최고지도자가 참석한 전례는 없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하며 특별한 예우를 보인데 이어 리 총리를 이번 행사의 대표단장으로 보내는 등 냉각됐던 북중관계를 복원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에 워낙 소원했던 관계에서 개선된 관계로 가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에 대한 답례 성격이 강하다"며 "향후 APEC 정상회의 등 여러 외교 일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동북아에서 중국 이익을 관철하는 데 있어 북한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가 큰 틀에서 잡혀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말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첫 방중 일정에서 리 총리를 만났을 당시 양측 면담에서 대표단 파견 문제가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북한은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일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연초부터 각국 고위급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보냈으며 다수가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이 방북이 확정됐다. 베트남에서는 또 럼 공산당 서기장, 라오스에서는 통룬 시술릿 국가주석이 방북한다.
 
따라서 지난달 중국 전승절 행사에 이어 약 한 달 만에 북한 평양에서 북·중·러 최고위급 인사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김정은 위원과 중·러 고위급 대표단이 함께 열병식 주석단에 서 최신 무기를 참관하며 국제사회에 '3각 연대'를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