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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자원 화재] 국가전산망 장애 담당 행안부 공무원, 정부세종청사서 투신 사망

선재관 기자 2025-10-03 15:05:46
국정자원 화재 후 관련 업무 총괄…'사고 수습' 중압감에 스러졌나 행안부 "삼가 고인의 명복…사고 수습에 최선 다할 것"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전산망 마비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는 지난 29일 서울의 한 구청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에 따른 전산망 장애 사태 수습을 총괄하던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투신해 사망했다. 초유의 국가 행정 마비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극심한 중압감이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이 나오고 있다.

3일 정부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인근 바닥에서 행안부 소속 공무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으며 경찰에 인계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청사 15층 남측 테라스에 있는 흡연장에서 휴대전화를 남겨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지난달 26일 대전 국정자원 화재 발생 이후 국가전산망 장애 관련 업무팀을 총괄하며 사태 수습의 최일선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이후 엿새가 넘도록 복구가 지연되고 국민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실무 책임자로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행안부 장관과 직원 일동은 이번 사고 수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비보를 접하고 급히 세종시로 이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행안부는 직원 사망사고 직후 이날 오후 예정돼 있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전격 취소했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번 비극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일선 공무원들이 겪는 과도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