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민 내비게이션 ‘T맵(TMAP)’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닷(A.)’을 만나 ‘대화형 모빌리티 AI 에이전트’로 진화한다. 운전자가 일상적인 대화처럼 말해도 맥락을 이해하고 복잡한 요구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등, 기존의 명령어 중심 음성 인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주행 경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티맵모빌리티는 17일, T맵의 음성 안내 체계를 기존 ‘누구(NUGU)’에서 ‘에이닷’으로 전면 대체하는 대규모 개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는 T맵을 단순한 길 안내 서비스를 넘어,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비서로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단계다.
이번 개편으로 T맵은 운전자의 복잡하고 긴 요청을 한 번에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근처 주유소 들렀다 집에 가자”라고 말하면 기존에는 목적지를 ‘집’으로 설정한 뒤 다시 ‘주유소’를 경유지로 추가해야 했지만 이제는 에이닷이 목적지와 경유지를 동시에 인식해 최적의 경로를 한 번에 안내한다.
운전자가 장소명을 부정확하게 말해도 AI가 자동으로 교정해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광탄면 행정 복지센터’를 ‘광탄면 행복 복지센터’로 잘못 말해도 에이닷이 이를 보정해 올바른 목적지를 제안한다.
◆ “분위기 좋은 식당” 요청도 OK…조건·테마 검색 강화
정보 검색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주차 가능한 카페 찾아줘”와 같은 조건 검색은 물론 “분위기 좋은 식당 가자” 또는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곳 알려줘”와 같은 추상적인 테마별 검색도 가능해졌다. 에이닷은 검색 결과와 함께 해당 장소의 영업시간, 메뉴, 리뷰 요약 등 상세 정보까지 음성으로 제공해 운전자의 편의를 극대화했다.
운전자의 주행 이력이나 즐겨찾기 등 개인화된 데이터도 적극 활용한다. 운전자가 “유치원으로 가자”고 말하면 주변의 여러 유치원을 나열하는 대신 운전자가 평소 자주 가는 즐겨찾기한 유치원을 우선적으로 추천해준다.
이번 업데이트는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최소화해 안전하고 편리한 주행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시간 교통 상황 확인, 전화·문자 발신, 음악 재생, 뉴스 조회 등 기존의 다양한 기능 역시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로 제어할 수 있게 됐다.
김지훈 SKT AI사업전략본부장(부사장)은 "에이닷을 티맵에 도입함으로써 명령어 중심의 일방향적 소통을 넘어 운전자의 의도를 이해하는 자연스러운 대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에이닷이 사용자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원하는 후속 행동까지 매끄럽게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창근 티맵모빌리티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번 에이닷 도입으로 사용자의 주행 환경과 발화 의도를 더욱 스마트하게 이해하고 실행함으로써 기존 내비게이션 사용성을 뛰어넘는 대화형 모빌리티 AI 경험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업데이트는 17일부터 안드로이드 OS용 앱에서 우선 제공되며 iOS용 앱에는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T맵과 에이닷의 결합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 어떤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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